음악파일을 턱없이 싼 가격에 판매한다면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음악앨범을 1달러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하는 러시아의 한 음악 사이트를 놓고 러시아와 미국이 으르렁거리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와 음반산업협회는 이를 저작권 침해로 보고 러시아 정부가 이 사이트를 폐쇄하지 않으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한 협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화제의 사이트는 '올오브MP3닷컴'(www.allofmp3.com).아이튠스(iTunes)의 경우 곡당 99센트를 받고 있는데 이 사이트에선 아이튠스의 10분의 1 가격에 앨범 하나를 통째로 제공한다.

하드록 그룹인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신작 더블앨범을 10~16센트면 내려받을 수 있다.

보유 곡목 수도 엄청나게 많은 데다 사이트 디자인도 멋있고 내려받기도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에선 냅스터를 뛰어넘어 아이튠스 다음으로 인기있는 음악 사이트가 됐다.

물론 이 사이트는 자국인 러시아 법령을 위반하고 있지 않으며 모회사인 미디어서비스가 러시아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업체라고 주장한다.

러시아 연방법에 따라 모든 다운로드 건마다 러시아 멀티미디어·인터넷 협회(ROMS)에 라이선스료를 내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국제음반산업연합측은 ROMS가 방송을 하거나 케이블을 통해 송출할 때는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인터넷에서 판매할 때는 허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불법복제국이란 오명을 가진 러시아가 WTO 가입 문제까지 들고 나온 미국측 압력에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다.

이와관련 현재 이 사이트는 서비스를 일시 중지한 상태여서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