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억원으로 강화된 주택 종합부동산세 과세 시점이 6월 1일로 다가옴에 따라 새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입주를 미루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보유세 부과 대상이 6월 1일 현재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어서 새 아파트의 경우 잔금 납부를 6월 2일 이후로 미뤄야 올해분 종부세와 재산세를 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앞으로 종부세 부담을 걱정해 집을 팔려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

새 아파트 입주 미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롯데캐슬 클래식은 당초 5월말부터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다음달 8일 이후로 연기했다.

시공사인 L사 관계자는 "이달중 입주가 가능했지만 조합측에서 6월 초로 입주를 미뤄줄 것을 요청해왔다"며 "올해부터 주택 종부세 부과 대상이 가구별로 합산해 6억원 이하로 강화되다보니 세금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서초구 방배동 현대아이파크도 5월 31일부터 입주를 시작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6월 2일 이후에 입주하기로 했다는 게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인근 중개업소 사장은 "6월 1일 이전에 잔금을 납부하면 재산세와 더불어 종부세도 내야 해 이를 피하려는 주민들이 대부분 입주를 미루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초구 서초동 더샵은 4월말 입주가 시작됐지만 아직도 입주율이 46%선에 그치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종부세와 재산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6월 2일 이후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많다.

다음달 부터는 입주율이 서서히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B공인 사장은 "자체 아파트값도 비싸지만 다른 아파트와 합산 과세할 경우 종부세 부담이 커져 1주택 이상 보유자들이 특히 입주를 꺼린다"고 말했다.

일부 종부세 회피 매물도= 정부의 '버블' 논쟁에도 끄떡없던 강남권 일반아파트 시장에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매물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서초동의 L아파트 45평형 보유자 A씨는 지난 달 17억원에도 안팔겠다고 버텼으나 최근 1억원 낮춰 16억원에 팔겠다고 내놨다.

A씨는 가족 명의의 다른 주택이 또 있어 올해 종합부동산세만 1천500만원 정도 내야 할 상황이다.

서초구 S공인 사장은 "지난 달까지 집값이 오를 때는 대출받아 종부세를 내겠다고 호언장담하더니 최근 버블논쟁 이후 집값이 보합 내지 하락 징조를 보이자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며 "내년 이후에는 종부세 부담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해 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한두 명씩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의 H공인 사장도 "당장 종부세 때문에 팔려는 매물은 없지만 최근 집값 오름세가 소강상태를 보이자 40평형 이상 대형평형 소유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일단 집값 오르는 것을 지켜본 뒤 약세면 팔고, 강세를 보이면 유지하는 전략을 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