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휴대폰 시장에서의 토종 돌풍이 '일장춘몽(一場春夢)'으로 끝날 처지에 놓였다.

토종 휴대폰은 중국시장에서 1999년만 해도 점유율이 5%에 그쳤으나 2003년 절반을 넘어서며 외국기업을 위협했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 올 들어 점유율이 처음으로 40% 밑으로 떨어졌다.

베이징천바오는 중국 신식산업부(정통부)산하 사이디컨설팅이 발표한 '1분기 휴대폰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휴대폰 토종의 점유율이 36.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보도했다.

이로써 중국 휴대폰시장에서의 토종 점유율이 9분기 연속 내려가 최근 3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천바오는 전했다.

작년 초 이후 20여개 중국 기업이 휴대폰 시장에 진출한 뒤 거둔 성적이라 충격적이다.

중국의 통신컨설팅 회사인 수칭무화연구센터는 토종 휴대폰은 성장 속도만큼 쇠퇴 속도도 빠르다며 장기적인 안목 없이 외관 디자인에만 역점을 뒀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핵심 기술을 제고하는데 게을리했다는 것이다.

휴대폰이 첨단화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기술력이 요구되는 데도 제때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노키아 등 외국기업까지 저가 모델 시장에 적극 뛰어들면서 토종 시장을 잠식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 가열로 토종 휴대폰의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토종 휴대폰 1위업체인 보다오는 지난해 4억7100만위안의 손실을 냈고 슝마오와 난팡커지는 철수했다.

하지만 토종 휴대폰 업계는 이르면 연내 개시될 3세대 이동전화를 계기로 반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사이디컨설팅은 중국의 휴대폰 사용자가 작년 말 현재 3억9300만명으로 세계 최대라며 2007년에는 5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1억5000만명이 3세대 휴대폰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1분기 중국 휴대폰시장에서 1위는 26.9%를 차지한 노키아이고 모토로라 삼성전자가 뒤를 이어 상위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