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동공 크기의 초소형 TV 스크린을 넣은 '비디오 안경'이 국내 중소업체에 의해 개발됐다.

이 스크린을 안경처럼 착용하면 대형 TV를 보는 듯한 '착시현상'이 일어난다.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휴대전화 등에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대형 화면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경기도 용인에 소재한 ㈜고원기술은 가로 4.2㎜, 세로 4.8㎜ 크기의 LCD 스크린 한 쌍을 넣은 안경형 디스플레이 'MSP-209'를 다음주께 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여기에 쓰인 스크린은 320x240 픽셀로 실제 시청시 DMB에 맞먹는 해상도를 구현한다.

고원기술의 이장우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스크린 하나가 2g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TV 화면"이라며 "비디오안경도 60g 무게로 머리에 쓰는 기존 디스플레이 제품(100g대)에 비교해 대거 경량화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DMB 휴대전화 및 PMP(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의 영상 출력 단자에 꽂아 쓸 수 있으며 사용자가 호주머니 등에 갖고 다닐 수 있는 별도의 리튬 배터리로 전력을 공급받는다.

한번 충전으로 8시간 가량을 쓸 수 있다.

이 CTO는 "사용자의 눈과 LCD 스크린 사이에 광학렌즈를 놓고 초점을 조절, 32인치 TV를 2m 거리에서 떨어져 보는 느낌을 냈다"며 "장시간 봐도 눈에 피로가 적어 휴대용 영상 기기 팬들에게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측은 연말께 픽셀수가 현재의 갑절(640x480)로 일반 TV에 맞먹는 해상도를 갖춘 후속 모델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 같은 안경형 디스플레이 제품은 해외에서도 개발이 활발하다.

영국의 MED(MicroEmissive Displays)란 업체는 가로 6㎜, 세로 5㎜ 크기의 P-OLED(폴리머 유기발광다이오드) 스크린을 넣은 비디오 안경을 내년께 출시할 예정이라고 3월말 밝힌 바 있다.

고원기술은 1998년 미국의 디스플레이 업체인 코핀(KOPIN)사와 국내 합작 형태로 설립됐으며 현재 12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