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최저 출산율‥2020년 노동력부족 152만명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저출산·고령화'의 재앙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작년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수) '1.08명'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미국 프랑스 독일 등 극심한 저출산을 경험했던 선진국들의 역대 최저 합계출산율과 비교해도 최저다.

그만큼 한국의 저출산이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나름대로 출산장려를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그러나 여성이 직업과 육아를 동시에 하기 어려운 사회 현실에 높은 사교육비 주거비 부담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저출산 문제를 풀 수 있는 묘안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세계 최악의 저출산

한국의 저출산은 그 속도와 정도가 모두 세계 최악이다.

우선 출산력 감소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통계청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03년 사이 약 33년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4.53명에서 1.19명으로 3.34명 줄었다.

같은 기간 이탈리아가 1.14명,일본 0.84명,영국 0.72명,독일 0.69명씩 감소한 것과 비교해 훨씬 많이 줄어든 것이다.

저출산 정도도 제일 심각하다.

세계 어느 나라도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 1.08명보다 낮은 출산율을 기록한 적이 없다.

주요국의 역대 최저 출산율을 보면 이탈리아가 1997년 1.18명이었던 게 가장 낮은 수준이다.

프랑스와 일본의 합계출산율 최저 기록은 각각 1.65명(1993년)과 1.29명(2004년)이었다.

이들 나라는 이후 출산장려정책이 성공해 출산율이 조금씩 올라가거나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회기반 붕괴 우려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면 일 할 사람이 부족해지고,경제성장력이 감퇴된다.

실제 한 가정에서 1.10명을 출산한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 4800만명을 넘는 한국 인구는 2050년께 4000만명 이하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노동력 공급(15세 이상 인구)은 2015년 63만명,2020년 152만명이 부족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4.56%에서 2020년대 2.91%,2030년대 1.60%,2040년대 0.74%로 낮아질 것이란 게 재정경제부의 분석이다.

또 점차 늙어가는 기존 세대에 대한 부양부담도 크게 늘어 세대 간 갈등이 증폭되고,사회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뾰족한 대안은 없고

정부는 저출산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작년 5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하고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민관합동 '저출산·고령사회 위원회'와 '저출산·고령화대책 연석회의'를 출범시켰다.

정부는 일단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마련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오는 16일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는 이 계획에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무엇보다 애를 낳을 수 있는 사회·경제적 환경조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출산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자녀 양육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보육·교육비 지원 확대,모성 및 영유아에 대한 지원 강화 등 임산,출산 환경 조성 등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대책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경제적 여건 등으로 애 낳기를 부담스러워하는 젊은층 여성들의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없는 한 '백약이 무효'라는 지적이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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