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자녀가 컴퓨터 앞에 장시간 앉아 있거나 한참 동안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부모는 은근히 걱정이 된다. 무슨 게임에 빠졌는지 아무리 불러도 대답도 안하는 때도 많다. 참다 못해 "게임 좀 그만하라"고 야단을 치면 분위기가 썰렁해진다. 이런 부모를 의식해서일까. 두뇌 계발에 좋다는 게임이 잇따라 선을 봬 눈길을 끌고 있다.

모바일 게임 전문업체인 게임빌이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물가에 돌 튕기기 IQ'가 대표적인 두뇌 훈련용 게임이다.

SK텔레콤 가입자용인 이 게임은 총 100개의 단계로 이뤄진 방대한 퍼즐게임으로 각 단계를 끝낼 때마다 아이큐(IQ)가 표시된다. 실제 IQ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공간지각능력,추리력,순발력이 필요한 게임이어서 빠르게 두뇌를 회전시켜야 한다.

넥슨의 '큐플레이'는 교육과 오락을 결합한 국내 최초의 캐릭터 육성 온라인 퀴즈게임이다. 게이머는 색깔 공 숫자 맞히기,암산문제 풀기,숨어 있는 큐피몬 찾기 등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만나고 빠른 판단력을 동원해 상대방보다 먼저 풀어야 한다.

또 바보 물고기,꽃게 등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귀여운 효과음 등이 게이머를 몰입하게 만든다. 게임을 하다 보면 손에 땀이 찬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판판이 진다. 이 게임은 게임 속 문제 24개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적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콘솔게임 업체인 일본 닌텐도는 '뇌를 단련하는 어른의 DS 트레이닝'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게임으로 한때 일본 열도를 '두뇌 열풍'으로 몰아넣었다.

이 게임은 특히 노인과 장년층도 무난히 즐길 수 있고 치매 예방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떨쳤다.

학습 기능을 결합한 이 게임은 숫자와 퍼즐 위주로 구성됐다. 문제를 풀려면 '돌 튕기기'나 '큐플레이'와 마찬가지로 빠른 판단력과 순발력이 필요하다.

게임빌 관계자는 "게임을 교육에 활용하는 에듀테인먼트가 부상하면서 게임에서도 '두뇌 계발'이 새로운 테마로 뜨고 있다"며 "아이들로선 부모가 '게임 그만 하라'고 채근할 때 '머리 좋아지는 게임'이라고 둘러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두뇌 계발 게임에 대해 비판적으로 얘기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게임을 개발한 업체야 좋다고 말하지만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게임업체 한 관계자는 "두뇌 계발에 좋다는 말은 다소 과장됐을 수 있다"면서 "게임을 즐기는 동안 책을 읽는 것이 두뇌 계발엔 훨씬 효과적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게임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저 괴물을 죽이는 게임을 즐기는 것에 비하면 두뇌 계발에 좋은 게임을 즐기는 게 훨씬 유익하다"고 반박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