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투기자본들이 원유선물을 단순한 원자재가 아니라 금융자산으로 인식, 활발한 거래에 나서고 있어 국제유가의 상승을 부추기는 요소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9일(현지시간) 지난주 배럴 당 75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의 강세는 경제 확장과 이에 따른 수요 확대가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원유선물시장에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는 헤지펀드와 같은 외부투자자들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제유가가 충격을 완화할 잉여생산능력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산유국인 이란과 나이지리아를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투기세력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있다는 것.
이 신문은 국제원유시장의 강세가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 등에게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황금 기회를 주고 있다면서 헤지펀드가 이번 달에만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억배럴에 달하는 원유선물계약을 사들였다고 전했다.

신문은 유가의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연금기금과 뮤추얼펀드 등 새로운 투자자들이 속속 원유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면서 원유시장에 자금이 몰려들면서 현재 유가의 최대 20% 정도는 투기성 자본에 의한 거품가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장이 확대되면서 석유거래 전문가들의 몸값도 폭등, 보너스 등을 합한 이들의 평균 연 수입이 100만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1천만달러에 이르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컨설팅업체인 PFC 에너지의 로저 다이완은 금 가격은 단지 보석상들의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서 올라가는 것만은 아니며 금이 투자대상이 됐기 때문에 올라가는 것이라면서 국제 원유시장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워싱턴대학의 국제경제학 교수인 로버트 와이너도 투기세력들이 조직적으로 가격조작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지만 이들이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는 있다면서 투기세력들이 수위를 높이지는 못하지만 파도를 만들어낼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사상 최고가인 배럴 당 75.17달러까지 올라갔던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서만 18%가 올랐으며 지난해와 2004년에도 각각 45%와 2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