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인재가 회사를 바꾼다.' 국내외 우수 인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주요 기업들이 강조하고 있는 슬로건이다. 글로벌 경쟁이 심한 대기업일수록 우수 인재에 대한 갈증은 더욱 심하다. 사장이 직접 채용설명회에 뛰어다니고 임원들은 우수 인재 확보 여부에 따라 능력을 평가받는다.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의 '인재 경영' 지론에 따라 주요 계열사 사장 및 임원들이 우수 인재 확보에 직접 뛰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김쌍수 부회장이 직접 나서 '이기는 LG전자'의 핵심 경쟁력으로 우수 인재 확보를 꼽고 있다. 김 부회장은 면담을 갖고 올해 연구개발(R&D) 마케팅 분야 임원급 이상 인력 30명을 직접 뽑을 계획이다. 전사적 글로벌 우수인재 확보 노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월 연구개발 및 인사담당 책임자급 임직원 10명으로 구성된 '해외 우수인재 유치단'이 미국 20개 명문 대학을 순회하며 이공계 유학생과 중량급 기술 인재들을 대상으로 유치 활동을 벌였다. LG전자가 올해 목표로 하고 있는 해외 우수 인재는 전체 채용 인력의 10% 선인 200∼300명 선.이를 위해 LG전자는 그동안 외국의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로 실시하던 통합 채용설명회를 올해부터 주요 대학별 학과별 소규모 채용설명회로 전환했다. 또 책임연구원 및 팀장급의 중량급 R&D 인재 확보를 위해서 별도로 '중량급 인재 채용투어'를 새롭게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향후 2∼3년 뒤를 겨냥한 맞춤형 인재 확보를 위해 해외 이공계 석·박사 과정 재학생 대상의 '디지털 리더 캠프',국내 이공계 대학생 대상의 '라이트 피플 캠프'를 각각 운영할 계획이다. LG필립스LCD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해외 산학장학생 제도인 '프리 멤버십' 제도를 통해 조기 글로벌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단독으로 글로벌 인재 리크루팅을 실시해 해외 생활비 지원 및 산학 기간 중 한국 방문 지원,현지 법인과의 정기 간담회 등을 통해 유대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0명의 해외 인재들이 입사했으며 이 중 30%가 연구인력 비중이다. 또 매년 상·하반기에 미국 영국 일본 등지를 돌며 회사 설명회와 개별 채용 상담을 갖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는 지난 3월에 이어 이달 채용설명회를 갖고 있으며 유럽 일본 등에서도 채용설명회를 진행 중이다. LG화학의 경우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프로 인재'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핵심인재 확보를 위해 '바이&메이크 전략'을 세우고 다양한 조기 인재 확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비즈니스&캠퍼스 투어를 갖고 석·박사 및 MBA 인력 300여명의 인재 풀을 확보,이 중 50여명 이상을 채용했다. 이 밖에 LG CNS도 지난 3월 유럽 채용설명회에 이어 오는 10월 미국에서 채용 면접을 갖고 50여명의 해외 인재를 선발하며 LG이노텍은 LCD TV 및 PDP용 파워 모듈,카메라 모듈 분야 이공계 석·박사급 10여명을 확보할 예정이다. LG전자의 우수인재 확보 노력은 국내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LG전자가 실시한 제품 광고는 지난 2월 인터넷에서 최고의 화제를 모았다. 광고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 및 네티즌들이 찾는 모 CF 광고 사이트의 인기 순위 5위까지 중 2위를 제외한 전 부문을 LG전자 광고가 휩쓴 것.싸이언 '아이디어' 편을 비롯 트롬 '김주혁 편',X캔버스 '지단'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차용한 광고에 네티즌들이 후한 점수를 준 덕분에 한 회사의 광고가 상위권을 휩쓰는 영예를 안았다. LG전자의 광고 변신을 주도하고 있는 주인공은 지난해 LG전자에 스카우트된 광고 담당 한승헌 상무.인터넷 포털 NHN의 히트 광고인 '전지현 편'을 기획한 한 상무는 P&G 코카콜라에서 잔뼈가 굵은 광고통.강신익 한국마케팅 부사장의 제의로 LG전자로 옮겨 온 한 상무는 기존 LG전자의 광고 컨셉트에 과감한 메스를 가했다. 오랜 파트너였던 LG애드 외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새로운 광고 대행사를 추가,경쟁 구도로 전환하고 광고 제작 초기 단계서부터 소비자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했다. 실제 한 상무가 광고를 맡은 후 LG전자 '엑스캔버스'의 인지도가 50% 이상 올라가는 등 전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 상무는 "축소할 광고는 과감히 줄이고 참신한 아이디어와 경쟁 구도를 새롭게 도입한 게 변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