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일상에서 경제를 만나게 된다. 물가가 오른다고 하면 걱정되고,갖고 있는 주식의 가격이 오르면 기분 좋은 하루를 맞는다. '더 효율적인 삶을 살 수 없을까' 고민한다면 자신에게 유용한 경제학 책 한 권이 필요할 것이다. 매년 새로운 경제학 책들이 나온다. 과거를 진단한 것부터 미래지향적인 것까지 범주도 넓고 다양하다. 수많은 책 중에 유독 경제학 관련서들이 내세우는 판매 포인트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쉽다'라는 컨셉트다. 일반인들이 경제학 하면 '딱딱한 책''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해서인 듯하다. 개정판으로 나온 '글로벌시대의 경제학'(송병락 지음,박영사)은 제목만 봤을 땐 대학 교재쯤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머리말부터 읽어보면 저자와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우화형으로 서술되거나 스토리텔링 방식을 도입한 책이 아닌데도 이런 느낌을 주는 것은 저자의 내공과 노력 덕분이다. 다른 경제학 서적과 달리 이 책의 매력은 저자가 만들어낸 독특한 용어,일상 사례를 통해 경제현상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 점,한국경제에 대한 여러 석학들의 조언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한국경제가 잘되려면 '비빔밥 정신'(비빔밥이 한국 사람들의 기본 성격인 '종합성+융통성+창의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음식이라고 설명)이 필요하다고 재치있게 말한다. 생존 전략을 제시하는 내용에서는 몸뚱이(육체) 전략,주머니(돈) 전략,두뇌 전략이 있어야 한다며 흥미를 돋운다. 쇼트트랙 선수들이 사용하는 스케이트나 한류스타들이 공연 때 입는 옷도 '자본'임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그 비유가 매우 놀랍다. 이 책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여러 경제현상에 대해서도 꼬집어준다. 우리가 일본과의 무역에서 해마다 엄청난 적자를 보는 것은 일본기업과 조직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60개가 넘는 삼성그룹 소속회사 전체 매출액이 도요타 한 회사의 4분의 3이 조금 넘는 수준임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일본과 FTA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가 하루빨리 알아야 할 부분이 아닐까. 또한 이 책에는 경제학의 한국화를 위한 많은 노력이 담겨져 있다. 큰 공헌 중의 하나는 스위스 IMD나 세계경제포럼 모델에 필적하는 한국형 글로벌 경쟁력모델을 허버트 사이먼 같은 학자들과 상의해 개발한 것이다. 이 책은 한국인을 위한 미래지향적 경제학 서적이다. 글로벌 시대에 개인과 사회,국가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경제학 관점에서 해결점을 제시해준다. 모 일간지에서는 이 책을 '직장인 필독서'로 선정했으며,한국을 흠모하는(?) 중국에서는 최대 출판사인 상무인서관(商務印書館)에 의해 번역 출간됐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모든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606쪽,2만6000원. 박승철 고려대 석좌교수·서울원호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