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해외 우수인재의 확보를 위해 사상 처음으로 해외 현지에서 대졸 신입(3급) 사원의 대규모 채용에 나선다. 이는 그동안 소규모 수시.경력사원 형태로 진행해왔던 해외 채용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에서 직접 적성검사와 면접 등을 거쳐 대졸 신입사원을 선발함으로써 해외에 유학중인 우수인력을 조기에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학교육인증을 받은 대학 졸업자에 대해 면접 가산점을 부여키로 한데 이어 해외에서 공개적인 신입사원 채용에 나서는 등 채용방식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어 여타 기업들의 채용관행은 물론 국내 채용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5일 유학생 등 해외 우수인재를 유치하고 이들의 입사 지원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미주 지역에서 대졸 신입사원을 대규모로 채용키로 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기업중에서 해외 유학생을 대상으로 현지에서 적성검사와 면접까지 실시하며 대규모로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미주지역 주요 학교의 인터넷사이트 등에 채용 공고를 낸 뒤 지난 달 13일부터 24일까지 원서를 접수했으며, 이달 중 현지에서 서류전형 통과자들을 대상으로 삼성직무적성테스트(SSAT)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SSAT 시험 이후에는 각 총괄의 임원들로 구성된 면접단이 미국 동부와 중부, 서부 등을 방문해 현지에서 면접도 진행하게 된다. 모집 부문은 기술총괄과 디지털미디어총괄, 정보통신총괄, 생활가전총괄, 반도체총괄, LCD 총괄 등 전 사업부문이 대상이며 직종도 연구개발(R&D)직과 영업마케팅, 경영 지원직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채용규모를 `000명'으로 공고한 상태여서 선발 인원은 100∼200명선이 될 것으로 예상되나 면접 결과에 따라 인원수를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채용 인원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태다. 삼성전자는 이번 채용 절차를 진행한 뒤 결과를 분석해 향후 미주뿐 아니라 유럽 등 여타 지역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이같은 해외 대규모 채용을 정례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채용방식 전환은 입사를 희망하는 해외 인재가 SSAT나 면접을 위해 국내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없애고 `찾아가는' 채용을 공식화함으로써 해외에서 수학한 우수 인력들을 해외 경쟁업체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한국공학교육인증원(ABEEK)의 인증을 받은 대학 졸업생이 입사할 때 면접에서 최대 10%의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었다. 국내 8만명, 해외 4만7천명 등 총 12만7천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가 이처럼 채용방식을 변경함에 따라 우수 인재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 여타기업의 채용방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 한해 삼성전자의 전체 채용규모는 총 4천500∼5천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 유학생의 신입사원 지원시 국내에 들어와 SSAT와 면접을 치러야 하는 불편을 없앰으로써 우수한 인재들이 용이하게 지원하도록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