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해 내내 환율하락과 고유가 등 경영여건 악화에 따른 수익감소를 고민했다. 경쟁업체에 비해 월등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급격한 환율 하락 탓에 이익은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분기매출로는 사상 최대인 15조5200억원을 올렸지만,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2조4000억원대)에 못미치는 2조1400억원에 머물렀다. 삼성SDI삼성전기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올해도 이 같은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란 데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올해 적극적인 해외 신규시장 진출과 프리미엄 제품 확대로 활로를 모색키로 했다.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하고 이익이 많이 나는 제품으로 환율하락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신규시장 개척,프리미엄 제품 확대 삼성전자는 휴대폰과 생활가전,디지털미디어(DM) 등 전 사업부문에 걸쳐 올해 신규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삼성전자가 가장 신경쓰는 사업부문은 디지털 TV.일본의 소니 샤프 등 주요 업체와의 경쟁과 신규업체의 시장진입 등이 가속화되고 있지만,독일월드컵 등 굵직한 스포츠이벤트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디지털 TV시장은 지난해 이후 급격히 규모가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LCD TV 출하량은 2120만대로 전년 대비 141%나 증가했으며,PDP TV도 지난해 59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전년 대비 109%의 증가율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부문의 경우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억대를 돌파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유럽의 3세대(G)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기존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를 더욱 강화해 유럽 고객을 적극 공략한다는 것.유럽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미국 CDMA 시장에도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생활가전 부문은 올해 북미시장에 양문형 냉장고와 은나노 드럼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PDP패널을 만드는 삼성SDI도 올해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 선보였던 제품 브랜드인 'V(Version의 약자)'에 이어 'W'란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W'는 'With PDP'의 약자로 최고 수준의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고품격 패널을 브랜드화한 것이다. 삼성SDI는 올 상반기 중 기존 3라인을 4면취에서 6면취로 전환,수요 증가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원가절감 등 혁신활동도 꾸준히 추진 삼성전자는 신규 시장 확보와 함께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환율 유가 등 외부 경영변수에 대한 가장 적절한 방어전략은 생산원가와 물류비용 절감이라는 판단에서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해부터 "제품 혁신과 함께 빠른 경영 프로세스를 갖추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를 위해 협력사까지 포함한 SCM(공급망관리체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6시그마,가치혁신 프로젝트 등 다양한 내부 혁신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수원 VIP센터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치혁신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2003년 2조4000억원,2004년 2조5000억원,지난해 5조원 등 최근 3년간 9조9000억원의 원가절감을 이룬 성과를 올해까지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기 역시 올해 기술 및 품질 혁신 활동으로 내부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기판·카메라모듈·MLCC 등 전략제품 비중을 늘리는 한편 올해부터 'TDC'(기술선도 기업)체제를 강화키로 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