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의 라이벌인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과 신한은행 신상훈 행장 간의 최근 '빅2' 자리를 둘러싼 한판승부가 볼 만하다.


흥미롭게도 두 은행 간 '빅2'경쟁은 농구 코트에서 먼저 달아오르고 있다.


두 은행이 '2006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우승을 놓고 격돌하면서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양팀은 현재 전적 14승5패로 나란히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21일 올해 겨울리그의 마지막 경기로 치러지는 양팀의 경기 결과에 따라 리그 우승이 판가름난다.


두 팀의 승부가 결정되면 오는 24일부터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는데 정규리그 1위와 4위,2위와 3위가 각각 맞붙게 돼있어 결국 최종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두 팀이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두 은행은 21일 경기장에 직원들로 구성된 응원단을 출격시켜 치열한 응원전을 펼칠 예정이기도 하다.


두 은행장이 이날 경기장에 몸소 '출격'할지 여부는 아직 미정.상대팀의 동향을 봐가면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지만 때가 때이니만큼 의표를 찌르는 총공세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금융계의 관측이다.


황 행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마켓셰어 2위를 유지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이는 오는 4월 조흥은행과의 합병으로 새출발하는 신한은행(163조원)이 그동안 '부동의 2위'였던 우리은행(140조원)을 제치고 국민은행(200조원)에 이어 단숨에 자산규모 2위로 올라서는 것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 행장도 통합은행장으로 확정되자마자 통합의 화두로 '고객 이탈 방지'를 꼽으며 총력 대응을 선언했다.


그는 통합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탈고객을 잡기 위해 경쟁은행들이 열을 올리고 있다며 영업의 최일선에서 공세적인 고객유치로 경쟁은행들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