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산자락에 있는 유서 깊은 도시 토리노에 글로벌 기업들이 몰려왔다. 11일 개막하는 '2006 토리노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GE 레노버 코카콜라 맥도날드 오메가 등이 출발선에 선 봅슬레이 선수처럼 거친 호흡을 고르고 있다. 한국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는 토리노를 무선인터넷망으로 접수한다는 계획을 짰다. 토리노 동계 올림픽 무선통신 부문 공식 스폰서인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의 기술인 한국형 휴대인터넷 와이브로와 삼성 휴대폰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올인한다. 삼성은 이를 위해 와이브로 시스템 차량과 와이브로 단말기,휴대폰 8000여대를 공수했다. 삼성은 11일부터 26일까지 대대적으로 와이브로 서비스 시연 행사를 벌인다. 와이브로를 해외에서 시연하는 것은 처음이다. 또 경기 일정과 결과 등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와우(WOW)'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블루블랙폰Ⅱ' 8000여대를 대회 관계자와 선수 기자 등에게 지급했다. 미국 GE의 바람도 거세다. 2012년까지 모든 하계 및 동계 올림픽 공식 스폰서 계약을 맺은 GE는 도전 협력 공정성 등 올림픽 정신이 GE가 추구하는 8개 가치와 유사하다는 점을 내세우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멜트 GE 회장은 토리노 동계 올림픽 참가 선수와 함께 현장 방송에 나섰고 GE가 생산하는 LED(발광다이오드) 전구로 만든 대회 성공 기원탑에 불을 밝히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대회 홍보관인 아이스플라자를 건설해 기부한 데 이어 전 세계 고객들을 초청해 주요 경기를 관람토록 하고 있다. 세계 3대 PC 메이커인 중국 레노버는 선수 코치 트레이너 등 선수단이 가족과 연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레노버 아이 라운지'를 운영한다. 토리노,세스트리에,바르도네키아 등의 선수촌에 마련한 7개의 '아이 라운지'에는 165대의 PC가 설치됐다. 메인 프레스센터에도 '아이 라운지'를 마련했다. 이곳에는 텔레콤 이탈리아의 협조를 받아 기자들이 '씽크패드' 노트북과 '레노버' 데스크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코카콜라는 성황 봉송을 겨냥한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펼쳐 재미를 봤다. 성화가 이탈리아 전역을 도는 동안 구경 나온 사람들에게 올림픽 마크와 코카콜라 브랜드가 함께 새겨진 깃발을 배포했다. 이들이 코카콜라 브랜드 깃발을 흔드는 장면은 전 세계 안방으로 전해졌다. 올림픽 공식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맥도날드는 선수촌과 프레스센터 인근에 매장을 열었다. 전 세계 24개국에서 선발한 300여명의 '드림팀'이 햄버거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또 동계 올림픽을 주제로 한 광고 방송을 제작해 내보내고 있다. 기록 측정 임무를 맡은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메가는 '공식 타임키퍼'로 선정된 사실을 알리기 위해 초침에 오륜기가 새겨진 한정판 시계 2종을 선보이기도 했다. 가격은 각각 480만원과 285만원으로 스키보다 비싸다. 토리노(이탈리아)=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