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띠해인 병술년을 맞아 삼성그룹의 유별난 '개사랑'이 눈길을 끈다.


삼성은 단지 개를 아끼고 보살피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봉사의 파트너로 삼고 있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삼성은 1993년부터 '동물을 통한 사회공헌'의 하나로 시각장애인 안내견과 청각 도우미견, 치료 도우미견, 인명 구조견, 탐지견 등 특수견 육성 및 분양 사업을 벌여오고 있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에버랜드 국제화기획팀이 주도적으로 벌이고 있는 특수견 사업에 삼성은 연간 60억-70억원의 예산과 70여명의 전담인력을 투입하고 있으며 경기도 용인에 광대한 전용 훈련시설도 갖추고 있다.


에버랜드 국제화기획팀의 장재원 차장은 "모든 용도의 특수견을 종합적으로 육성해 분양하고 사후관리까지 해주는 기관이나 업체는 세계를 통틀어도 삼성이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은 앞을 보지 못하는 장애인들의 안전한 보행을 돕기 위해 훈련된 보조견이다.


삼성은 93년부터 안내견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모두 91마리를 시각장애인들에게 무상으로 분양했다.


청각 도우미견은 아침에 잠을 깨우는 자명종 시계, 초인종, 울음소리, 화재경보 등 다양한 소리를 식별해 청각 장애인에게 알려주는 훈련을 받은 개다.


삼성이 지금까지 육성해 분양한 청각 도우미견은 모두 23마리.

치료 도우미견은 접촉이나 산보, 다양한 놀이 등을 통해 정신적,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의 치료를 돕는 특수견이다.


삼성은 자폐 등 심리적 발달장애가 있는 아동, 노인 등 112명을 대상으로 134례에 걸쳐 치료 도우미견 요법을 시행했다.


삼성은 또한 세계인명구조견협회(IRO) 동북아 대표지부인 인명구조견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 인명구조견센터는 지금까지 18마리의 국제공인 인명구조견을 육성해 이 가운데 12마리를 시도 소방본부나 외국에 대여 또는 기증했다.


2004년부터 탐지견 육성사업에도 나선 삼성은 검역, 폭발물 탐지 등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탐지견 6마리를 확보해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주요 행사의 테러예방 활동에도 기여했다.


삼성은 이와 같은 사회봉사 활동과 함께 1993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명견 경연대회로 인정받고 있는 영국 '크러프츠 독(Dog) 쇼'를 후원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진돗개를 영국 개품종협회인 켄넬클럽에 정식 등록하는 등 '개 사랑'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개에 관한 삼성의 이 같은 활동은 이건희 회장의 개인적인 관심과 애정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삼성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어린시절 부모와 떨어져 지낸 일본 유학시절 개에 대한 사랑에 눈을 떴던 이 회장은 한때 자택에서 200마리의 개를 키울정도로 열정적인 애견가다.


이 회장은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동물보호단체 등이 한국의 보신탕문화를 규탄하는 반한 캠페인을 벌이는 데 충격을 받아 우수견 육성과 개를 통한 사회봉사 사업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그러나 개와 더불어 펼치는 봉사활동에는 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삼성에버랜드 장 차장은 "외국의 경우 도우미견들의 양성과 분양은 대개 비영리 단체가 주관이 돼 기부금과 자원봉사자, 정부의 지원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한국의 경우 삼성이 이 역할을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없이 삼성만으로는 도우미견 사업을 해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장 차장은 "도우미견을 강아지 때 분양받아 키우거나 은퇴한 도우미견을 넘겨받아 '여생'을 돌봐주는 일, 개 축사 관리와 훈련 등 여러 단계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하다"면서 참여를 원하는 자원봉사 희망자들은 홈페이지(http://mydog.samsung.com)로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