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과 자유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오토바이 '할리데이비슨',인종차별적인 이미지를 전면에 부각시킨 의류메이커 '베네통',품격있는 테이크 아웃 커피 문화를 전파시킨 '스타벅스',청춘남녀의 통신 서비스 브랜드인 SK텔레콤의 'TTL',보스턴 명문가 자녀의 라이프스타일을 내세운 에이션패션의 '폴햄'. 문화와 상품이 합쳐진 문화융합상품 '컬덕트'의 대표주자들이다. 컬덕트는 특정한 집단의 문화를 대변하는 기업의 제품,브랜드,서비스를 일컫는다. 컬덕트는 상품 자체의 속성만으로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고유한 문화를 덧칠해 창조적인 상품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의 산물이다. 브랜드와 아이덴티티를 통합함으로써 다른 상품과의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고도의 마케팅 패러다임이기도 하다. 컬덕트는 처음에는 특정 집단에만 소구하다가 점차 일반인들로 확대된다. '나이키'의 경우 처음에는 미국 상류층을 겨냥한 브랜드였지만 마이클 조던과 타이거 우즈 등을 모델로 내세우면서 이제는 대중적인 브랜드가 됐다. 현대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명품들도 컬덕트의 초기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컬덕트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자신을 집단보다는 개인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세태에서 탄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예술은 스스로 사유하고 개인적인 해석을 내리게 만드는 길잡이 노릇을 한다. 기술과 품질보다는 감성과 코드를 중시하는 현대인의 취향에도 부응하고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산업생산 시대 이후에 도래할 문화생산 시대에서는 예전처럼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사업이 아니라 다양하고 광범위한 문화적 체험을 파는 사업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얀센도 "정보사회 다음인 꿈의 사회에서는 상품을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든 꿈을 사고 팔게 된다. 꿈은 이야기이고 문화"라고 간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