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사회 같은 보수적인 조직에 비즈니스 마인드를 불어넣는 나라가 적지 않지만 종교에도 '비즈니스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를 두거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사례 연구 대상으로 등장한 교회까지 나왔다.


미국 일리노이주 사우스 배링턴에 있는 교회인 '윌로우 크릭'을 처음 찾는 사람은 눈이 휘둥그래진다.


십자가는 어디에도 안 보이고 교회의 상징인 첨탑이나 스테인드 글라스도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푸드코트와 농구장,카페와 대형 스크린이 보이는가 하면 어린이를 돌봐주는 어린이 집도 있다.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12월20일자)에서 이처럼 종교와 비즈니스를 결합한 사례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앙생활의 근거지가 여가활동 장소로 이용되는 것은 다반사지만 최근에는 쇼핑을 할 수 있는 시설까지 갖춘 곳도 있다. 어떤 교회는 최고경영자(CEO)나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같은 기업 특유의 직책까지 두고 있다.


'윌로우 크릭' 교회는 하버드와 스탠퍼드 경영학석사(MBA) 두명을 두고 다른 교회들을 상대로 비즈니스 컨설팅도 한다.


신도들을 교화하는 것도 기업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듯이 전담 관리팀에서 맡아서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진행한다.


이 교회의 비즈니스 모델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케이스 스터디(사례연구) 대상으로 선정될 정도다.


종교단체가 이처럼 바뀌는 것은 전통적인 고루한 분위기로는 신규 신도들을 유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전통적인 교회 분위기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고객만족'을 모토로 비즈니스를 접목한 교회가 일부 지역에서 인기를 끌자 이를 본뜬 교회가 늘고 있다. 그 결과 교회는 대형화 되고 신도 수도 증가하고 있다.


일주일 동안 교회를 찾는 신도 수가 3만명이 넘는 교회도 등장했고 신도 수가 2000명이 넘는 대형교회의 숫자도 올해 처음으로 1000개를 넘어섰다.


플로리다주 탬파의 한 교회는 1년 만에 신자가 4330명이나 늘기도했다.


'윌로우 크릭' 교회의 경우 지난해 수입만 5500만달러(약 550억원)에 직원수도 450명에 달한다


교회가 상업화되고 규모가 커지면서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특히 관리부문이 거대해져 정작 교회의 본류인 선교 조직과의 갈등도 종종 발생한다.


교회를 디즈니랜드처럼 만든다는 비난도 있고 종교가 비즈니스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여론도 있다.


실제 대형 교회 일부 목사들은 롤스로이스 자동차에 전용 제트기까지 보유하고 있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교회들의 대응은 의외로 차분하다.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혀주듯이 교회의 소비자인 신도들에게 다양한 교회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냐는 것이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