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세계가 할인점을 이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복합쇼핑몰' 사업에서 주도권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할인점 경쟁에서 머뭇거리다 신세계에 선두 자리를 내준 뒤 명예 회복을 노리는 롯데도,할인점의 성공에 이어 복합쇼핑몰에서도 우위를 점해 유통업계 정상 등극의 야심을 품고 있는 신세계도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최대 승부처는 한국공항공사가 민간 개발사업자를 모집하고 있는 서울 김포국제공항 내 '스카이파크' 개발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는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바로 앞 5만8000평에 호텔과 판매시설,관람시설,공원 등으로 이뤄진 복합쇼핑몰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국제선 이전 후 김포공항 청사를 복합 문화·레저·쇼핑단지로 재개발하는 '스카이시티 프로젝트'(김포공항 종합개발계획)의 2단계 사업이다. 서울외곽지역에선 처음으로 선보이는 복합쇼핑몰인 데다 김포신도시와 마곡지구 등이 인근에 들어설 서울 서북부지역의 상권 요충지라는 점에서 두 회사로선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전략사업인 셈이다. 이는 9월 한국공항공사의 사업자 모집공고가 나간 뒤 지난달 30일 사업계획서 제출 마감 직전까지도 두 회사 모두 사업 참여에 대해 철통 보안을 유지하며 '모르쇠'로 일관해온 데서도 잘 드러난다. 두 회사는 마감일 오전까지도 사업 참여를 부인하다 오후 4시50분 마감 시간을 불과 10여분 남겨두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그동안 내부적으로 사업계획서를 철저히 준비해 왔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국공항공사측은 이날 신세계가 제출한 자료에서 미비점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한 달 후 재심사를 통보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삼성보다 더 삼성 같다는 얘길 들을 정도로 빈틈이 없는 신세계가 자료를 충실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롯데와 신세계 간 고도의 신경전에 따른 현상 아니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주성 신세계 홍보 상무는 이와 관련,"자료에 미비점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단순한 실수일 뿐"이라며 "그동안 검토해온 컨소시엄 구성을 포기하고 단독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롯데측은 이날 예상치 못한 재심사 통보에 허탈해하면서도 전의를 다시 불태우고 있다. 특히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복합쇼핑몰 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파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롯데백화점의 한 임원은 "호텔과 쇼핑시설,놀이시설이 한데 모여 있는 서울 잠실롯데가 국내 복합쇼핑몰의 원조격"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 업체보다 잘 짜여진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반드시 사업을 따낼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파크 사업은 민간 개발 사업자가 20년 동안 토지 사용료를 내고 기간이 종료되면 한국공항공사에 모든 시설물의 소유권을 무상으로 돌려주거나 철거하는 BOT(Build Operate Transfer) 방식으로 개발된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