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니콜 신화'에 이어 '와이브로 신화' 창조에 나선다. '애니콜' 브랜드로 세계 휴대폰 시장 3위에 오른 삼성전자가 이동 중에도 인터넷·방송·통신을 이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한국형 휴대인터넷)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글로벌 전략을 밝혔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17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와이브로 세계화 전략'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와이브로가 다음 달 세계 표준으로 채택되고 나면 '한국발 제2의 인터넷 혁명'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칩 하나로 글로벌 기업이 된 퀄컴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중 한국에서 와이브로가 상용화되고 이어 전 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반도체 LCD를 능가하는 초대형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내년 2월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와이브로를 시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장은 "유선통신과 무선통신이 통합되면 와이브로 없이 일상생활이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며 "제2의 인터넷 혁명의 문이 와이브로에 의해 열리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허료와 관련해서는 "어떤 업체든 휴대 인터넷 서비스를 하려면 한국의 와이브로 기술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에 삼성이 주도권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와이브로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기 위해 내년에 10개 이상의 국가에 와이브로 시스템을 수출할 계획이며 현재 16개 외국 기업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통신장비업체 알카텔과는 이미 기술협약을 맺고 와이브로 장비 개발과 마케팅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삼성은 와이맥스(고정형 휴대인터넷)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인텔과도 협력하고 있다. 이 사장은 다음 달 중 한국형 와이브로가 이동형 와이맥스의 표준으로 채택될 것이라는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의 최근 발언을 재확인했다. 한편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장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연한 KT 관계자는 "미국 AT&T,일본 NTT,영국 BT 등 각국의 유선통신 사업자들이 와이브로 시연을 목격하고 놀라워했다"면서 "KT의 상용 서비스가 성공하면 와이브로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부산=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