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정부의 재정정책이 확장적이냐 중립적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재경부 차관과 경제정책의 수장인 경제부총리가 하루 사이에 내년도 재정정책을 `중립적'이라고 했다가 `확장적'이라고 하며 오락가락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립적'은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쓰인 표현이고, `확장적'은 전체 거시경제적 틀에서 봤을 때 여전히 적자재정을 펼칠 계획이기 때문에 나온 표현으로 큰 의미에서는 같은 방향이라는 게 재정경제부의 해명이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31일 재정 긴축.확대 논란과 관련, "내년 재정은 중립적 기조"라며 "지난해와 올해 확장기조에서 중립적 기조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김인영입니다'에 출연,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5%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내년도 재정은 올해보다는 긴축적이지만 중립적인 기조로 가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낮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잠재성장률 달성을 위해 내년에는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산.재정정책이 어느정도가 확장적이냐 하는 것을 규정하기는 어렵겠지만 내년에도 국채발행을 통해 9조원 정도를 조달해 세출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확장적"이라며 "종합재정수지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경기에 중립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는 올해는 -1.5%, 내년에는 -1.3%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은 올해에 비해서는 다소 중립적으로 짜여졌지만, 여전히 재정적자정책을 펼치기 때문에 입장 자체는 다소 확장적이라는 게 재경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차관은 올해에 비해 내년도 예산이 중립적이라고 상대적으로 표현한 것이고 부총리는 금리나 재정.통화 등 거시경제정책을 가져갈 때 내년까지는 실제 GDP가 잠재 GDP를 하회하는 디플레이션 갭이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체적인 기조는 다소 확장적으로 갈 것이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