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운 풀처럼 낮은 마음으로 '두꺼비'와 언제나 함께 하겠습니다. 저는 참이슬 몇 잔으로 잠을 청합니다. 여러분은 깨끗한 하이트 한 잔이 어떠실지요."


박문덕 하이트맥주 그룹 회장이 새로 계열사로 편입된 진로 임직원들의 집으로 보낸 '가정 통신문'의 한 구절이다.


박 회장은 지난 13일 부친 이 편지글에서 진로를 '두꺼비'로 표현하고,'참이슬로 잠을 청한다'는 등의 감성적 표현을 써가며 두 회사가 '한가족'이 됐음을 강조했다.


또 진로 임직원에 대한 고용보장과 증시 재상장,글로벌 경영 등 종전 방침을 재확인했다.


박 회장은 진로 인수를 성사시킨 데 대해 "10여년 전 크라운이 OB를 제쳤을 때보다 더 좋은지도 모르겠다"며 "어떻게 하면 두 회사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렵고 힘든 과정에서도 회사를 지켜온 진로 직원들의 노고를 가슴 깊이 새기며 고용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이른 시일 안에 (진로를) 정상화시켜 주식시장에 재상장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술은 생활이고 문화로 세계인들이 우리 술로 기쁨을 축하하고,슬픔을 달랠 수 있어야 한다"며 "두꺼비를 들고 일본과 중국으로,러시아로,미국으로 나가겠다"며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강한 의지를 거듭 나타냈다.


박 회장은 이어 "(진로 직원들이)함께 해 준다면 우리는 해낼 수 있고,우리가 최선을 다한다면 두꺼비가 소원을 들어줄 것"이라며 진로 직원들의 협력과 분발을 호소했다.


한편 박 회장은 같은 날 하이트맥주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진로 인수를 통해 하이트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대의 주류기업으로 재탄생했다"며 "그 자존심을 걸고 시장 개방에 따른 거대 외국자본과의 경쟁에서 반드시 이겨나가자"고 강조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