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0억원 vs 23조원.' 청계천 복원사업에 들어간 비용과 되살아난 청계천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를 비교하면 투자 대비 효과가 무려 59배에 이른다. 청계천을 복원하는 데 쏟아부은 3900억원이 큰 돈이긴 하지만 서울시의 다른 사업과 비교하면 엄청나다고만 할 수 없다. 지하철 1km를 뚫는 데 1100억원,한강다리 하나 건설하는 데 2500억∼3000억원이 드는 점을 감안하면 공사 비용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청계천 복원 공사비는 지하철 3.5km를 뚫거나 한강다리 1.5개 정도를 놓는 비용에 불과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에 반해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청계천 복원사업의 경제적 파급 효과 분석'에 따르면 복원된 청계천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는 당장 계산할 수 있는 것만 최대 23조원에 달한다. 청계천 주변의 재개발 대상지 34만4000여평 중 주거지역과 학교 공원터 등 재개발 필요성이나 가능성이 낮은 지역을 제외한 11만8000여평을 재개발할 경우 유발되는 생산효과는 서울지역 6조4700여억원 등 10조9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7조7300억원의 부가가치와 전국적으로 20만4464명의 고용효과도 기대된다. 주변 18만3300여평을 재개발하면 서울 14조6900여억원 등 23조7000여억원의 생산·부가가치 유발효과와 31만여명의 고용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됐다. 정창무 서울시립대 교수는 "적어도 연간 200만~300만명의 외국 관광객이 찾아오고 31만명의 일자리가 새로 마련되는 등 경제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벌써 국내 여행사들이 청계천 개통에 맞춰 관광상품을 내놓는 등 경제적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30여개 여행사들은 청계천 개통일에 맞춰 관광상품을 준비하고 있으며,이미 상품을 내놓은 여행사도 있다. 청계천 주변 재개발과 건물 리모델링도 활기를 띠고 있다.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등 주변 상가들은 늘어나는 고객을 잡기 위해 소매점포를 늘리고 한창 재단장 중이다. 건설업체들은 부동산 개발사업과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롯데건설이 황학동 일대에서 대규모 주상복합 분양에 들어갔고,용두동 일대도 재개발 사업을 통해 다음 달 주상복합이 분양될 계획이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는 "이 일대의 부동산 개발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개발에 따른 경제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청계천 복원은 이 같은 유형적인 효과 외에 환경개선으로 인한 삶의 질 향상 등 무형적인 측면에서도 큰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복원된 청계천은 도심의 '냉각수'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 7월 시범적으로 물을 흘려보냈을 때 물이 흐르던 청계8가 숭인빌딩 앞과 여기서 약 400m 떨어진 신설동 왕산로의 기온을 측정한 결과 청계8가 쪽이 평균 3.6도 낮았다. 청계천에 본격적으로 물이 흐르면 이 일대 기온이 평균 5%,최대 1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복원 공사 착공 직전인 2003년 상반기 청계천 주변의 미세먼지(PM10) 평균 농도는 85.8㎍/㎥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79.7㎍/㎥로 줄었다. 같은 기간 일산화탄소 농도도 9.3ppm에서 8ppm으로 낮아졌다. 삶의 질과 같은 주관적인 가치를 계량화된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연간 35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시정연은 추정했다. 하지만 고가도로 철거와 주변 재개발에 따른 교통혼잡은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박용훈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는 "청계천 복원이 끝나면 교통량이 더욱 늘어 교통혼잡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교통혼잡에 따른 간접비용 등을 감안하면 경제적 효과는 당초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막중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도 "청계천 복원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주변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