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發) 테러 우려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을 초래할 악재들이 즐비해 유가가 배럴당 65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정정 불안은 유가를 끌어올리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파드 국왕의 서거로 권력이 이양된 상황에서 테러 위협이 고조되면서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영국 외무부는 8일(현지시간) "테러 조직이 분쇄되면서 궁지에 몰린 세력들이 사우디 내 서방 시설을 노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가운데 2위의 원유 생산국인 이란이 핵활동을 재개한 것도 석유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란은 이스파한 지역의 우라늄 전환시설 가동을 재개,유엔 안보리가 제재 방안을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석유 메이저사들의 정유시설이 가동을 중지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세계 최대 정유사인 영국 엑슨 모빌이 지난달 말 냉각시스템이 고장난 미국 일리노이주 정유공장을 폐쇄한 데 이어 영국 BP도 텍사스 시티의 공장 가동을 폭발 사고로 일시 중단했다. 서노코와 발레로 코노코필립스 등의 정제시설에도 사고가 생겨 수급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허리케인도 걱정거리다. 미국 해양대기관리처(NOAA)는 이번 여름철 최대 21개의 허리케인이 발생할 것이며 이 가운데 대형 토네이도(회오리 바람)도 7개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미국 주요 원유공급 기지인 멕시코 만의 해양 시추 시설과 원유 설비,해저 송유관에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작년에는 허리케인 '이반'으로 정제시설 등이 파괴돼 27억달러의 피해가 났고 복구에만 6개월이 걸렸다. 여기에 헤지펀드들도 원유 선물 투자에 나서고 있어 유가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