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011200]이 또다시 인수.합병(M&A)설에 휘말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북유럽계 투자사인 게버런 트레이딩은 최근 현대상선 주식 428만4천930주(4.16%)를 장내매수를 통해 사들여 지분율을 13.57%까지 끌어올리면서 17.76%의 지분을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에 이어 현대상선의 2대주주로 떠올랐다. 게버런 트레이딩은 올해 4월4일 17만3천주, 4월22일 17만4천500주, 5월19일 26만4천120주, 5월20일 23만4천주 등을 꾸준히 사들이며 현대상선에 대한 지분율을 높였다. 게버런 트레이딩은 지난해 주요 해운사에 대한 M&A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골라LNG의 존 프레드릭슨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회사로 알려져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게버런 트레이딩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그리니치 홀딩스(GREENWICH HOLDINGS LIMITED)는 월드 쉽홀딩(World Shipholding Ltd)의 모회사로, 월드 쉽홀딩은 `M&A의 귀재'로 알려진 프레드릭슨 회장이 골라LNG의 전신인 싱가포르 해운사 오스프레이(Osprey)를 인수할 때 이용했던 페이퍼 컴퍼니다. 프레드릭슨 회장은 2000년 월드 쉽홀딩을 앞세워 오스프레이 지분을 20% 정도 사들인 뒤 공개매수를 통해 같은 해 11월 오스프레이 지분을 50% 이상 취득, 경영권을 확보했었다 오스프레이를 인수한 프레드릭슨 회장은 2001년 LNG선 부문만 따로 떼어 지금의 골라LNG를 만들었다. 즉, 게버런 트레이딩이나 골라LNG 모두 그리니치 홀딩스의 자회사이며 그리니치 홀딩스는 오스프레이 인수과정에서 드러났듯이 프레드릭슨 회장과 연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현대상선 지분을 6.39% 보유하고 있는 스타뱅거도 게버런과 마찬가지로 북유럽계 펀드로 알려져 이 역시 프레드릭슨 회장이 연계돼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건설, 현정은 회장, 우리사주 등 우호지분을 모두 합치면 40%가 넘어 경영권 방어에는 큰 문제가 없다"면서 "게버런 트레이딩 등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일단은 수익을 노린 단순투자 목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