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 유치의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런던이 예상 외로 파리를 제치고 201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면서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이다. 전같지 않은 금융 중심지로서의 런던의 위상을 확실히 회복하겠다는 영국의 야심이 만만치 않아 더욱 그렇다. 런던의 올림픽 유치 효과는 무엇보다 증시 쪽에 즉각 반영됐다. 런던 증시의 파이낸셜타임스주가(FTSE) 100 지수는 어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표결이 발표된 후 39.5포인트, 0.8% 상승해 5,229.6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년 사이 최고치다. 특히 올림픽 건설특수 기대가 반영돼 엔지니어링과 건설, 그리고 관련 서비스주들이 급등했다. 올림픽 유치는 무엇보다 런던 부동산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가디언지는 6일자에서 `런던 주택 소유주들이 올림픽 유치의 첫 승리자'라고 표현했다. 가디언은 핼리팩스 은행의 분석을 근거로 최근 올림픽 유치도시들의 부동산값 상승이 두드러졌음을 상기시켰다. 올림픽 개최전 5년의 부동산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바르셀로나(92년)가 131% 상승해 같은기간 스페인 전역의 평균 상승률 83%를 크게 웃돌았다는 것이다. 2000년 올림픽이 열린 시드니도 집값이 50% 상승해 호주 평균치 39%를 웃돌았으며 2004년 대회를 개최한 아테네 역시 63%로 전국 평균치 55%를 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96년 대회를 연 애틀랜타의 경우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이 덜하기는 했으나 역시 미국 평균 상승률을 6%포인트 웃돌았다. 로이터는 올림픽 경기의 대부분이 열리는 런던 동부의 집값이 중심부에 비해 크게 낮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부동산 열기가 몰아칠 경우 서민 가계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올림픽 유치의 역효과인 셈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런던이 올림픽 준비를 위해 모두 158억달러 가량을 투입하게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복권수입 등을 사용한다고는 하나 결국 재정 부담이 늘어나고 이것이 세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런던올림픽유치위원회가 대회 유치로 향후 15년간 7만명 가량의 고용창출 효과가 날 것이라는 점 등을 강조하지만 역대대회 유치 도시들의 적자 문제 등을 쉽게 봐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아네테의 경우 올림픽 준비에 45억달러를 당초 예상했으나 실제 들어간 경비는 90억달러에 달했으며 지난 76년 대회를 개최한 몬트리올의 경우 지금까지도 빚을 갚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일부 개최도시들이 대회 이후 올림픽 스타디움을 놀리는 등 사후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올림픽 유치가 눈에 보이는 이상의 파급 효과를 낸다는 목소리들이 크다. 런던의 경우 원활한 대회를 위해 수송망 확충이 필수적인데 이것은 올림픽을 유치하지 않았어도 결국 추진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꿩먹고 알먹고'라는 얘기다. AP는 부동산컨설팅사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 조사를 인용해 런던이 15년 연속 유럽에서 `가장 비즈니스하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교통체증 등으로 인해 그 명성이 빛바래온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올림픽 유치의 경제학'이란 책을 쓴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대학의 스포츠경제학자 홀거 프로이스 교수는 로이터에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효과는 있다"면서 한 예로 "시드니가 대회 1년 후 올림픽 개최 노하우 컨설팅으로 큰 수입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더 타임스는 앞서 런던올림픽유치위가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올림픽 유치에 성공할 경우 영국 경제에 100억달러가 넘는 경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아테네가 올림픽을 통해 `옛 영광을 재현'한 것을 런던이 모델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아테네가 올림픽 후유증도 앓고 있는 것이 현실인 이상 마냥 기대치만 높여서는 안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런던 자산관리사인 F&C 애셋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앤드루 수석애널리스트의 표현이 이런 점에 눈길을 끈다. 앤드루는 로이터에 "스포츠팬으로는 올림픽 유치를 환영한다"면서 그러나 "경제학자로서는 `글쎄'라고 얘기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 유치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치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