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의료벤처기업으로 유명세를 떨치다가 부도를 내고 법정관리 신세로 전락했던 메디슨이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초음파 진단기 전문기업인 메디슨의 이승우 대표는 29일 "오는 2010년까지 매출 5천억원과 영업 이익률 25%를 달성하겠다"면서 "올해 안으로 법정관리 탈피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는 7월 2일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서울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29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법정관리를 벗어나면 2010년까지 단계별 목표를 달성해 초음파 진단장비 업계에서 세계 1위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메디슨은 지난 85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원이던 이민화씨 등 6명이 초음파 진단기 국산화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한 회사다. 당시 이 회사는 성장을 거듭해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며 벤처 신화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았다. 98년에는 한글과컴퓨터를 사실상 인수하며 벤처업계에서 `대부'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이민화 전 회장은 벤처기업협회를 만들고 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00년 벤처 거품이 꺼지며 메디슨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기 시작했으며 본 사업인 초음파진단기보다 과외사업인 벤처투자에 더 주력하다 결국 2002년 1월 부도를 냈다. 그나마 이 회사는 그해 11월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를 인가받아 부활을 준비할 수 있었다. 법정관리 이후 메디슨은 다시 의료기 사업에 주력해왔으며 경영은 창업멤버 중 한 명인 이승우 사장이 맡아왔다. 이 결과 지난해 메디슨은 매출액 1천542억원, 영업이익 247억원, 순이익은 453억원 등의 실적을 거뒀다. 순이익만 보면 2003년 16억원 적자에서 대폭 흑자로 전환된 셈이다. 부채비율도 2003년 1천14%서 2004년 156%로 낮아졌으며 유동비율도 149%서 329%로 늘어났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또 최근에는 초음파진단기와 X-ray, MRI 등 고부가가치 의료영상기기 생산단지를 집적한 의료영상 밸리를 강원도 홍천지역에 조성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초음파기기 분야에서 이미 세계 4위를 차지해 선두그룹의 대열에 들어섰다"면서 "2010년까지 이 분야 1위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술 부문에서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제조 효율화를, 영업부문에서 선택과 집중화 전략을, 경영부문에서 세계적 경영역량을 각각 확보하겠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단계적으로는 2006년에 매출 2천억원(영업이익률 17%), 2008년에 매출 3천500억원(영업이익률 20%)을 달성하겠다는 게 메디슨의 목표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bio@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