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 복고가 좋다' 과거 `명성'에 기댄 복고 브랜드 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다. 소비자들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 일으킬 뿐 아니라 옛 `영광'을 다시 한번 재현시킨다는 취지에서 업종을 가릴 것 없이 과거 히트 브랜드들의 부활이 속속 잇따르고 있는 것. 20일 업계 등에 따르면 소니에릭슨사는 최근 소니사의 인기 음악 플레이어인 워크맨 브랜드를 채용한 두 번째 휴대폰 모델인 `W600 모델'을 공개했다. 워크맨 브랜드 특성에 맞게 MP3, ACC 포맷의 음악 파일 플레이를 지원하고 스테레오 스피커도 장착돼 있으며 130만 화소급 카메라와 256MB 메모리도 채용됐다. 블루투스, 3D 자바게임 등도 제공하며 올 4.4분기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앞서 소니에릭슨은 소니와의 협력하에 지난 3월 디지털 음악 기능을 지원하는 워크맨 브랜드의 휴대폰 `워크맨폰' 1호를 출시했다. 휴대폰의 디지털 음악 서비스 지원이 이동통신 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한 가운데 음악서비스 제공 휴대폰에서 워크맨 브랜드의 인기를 되살린다는 복안이다. 워크맨은 지난 79년 출시된 이후 3억 4천만대 이상 팔려나간 인기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MP3 브랜드인 `옙'도 지난 99년 처음 등장한 뒤 삼성의 MP3 사업이 주춤거리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지만 지난해부터 회사측이 MP3 부문을 집중 강화하면서 재기했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잇따른 신제품 출시와 함께 2007년 MP3 부문 1위를 선언하는 가 하면 이달 들어 MP3, 홈시어터를 생산하는 자회사 블루텍의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인력을 본사 디지털 미디어 부문으로 흡수하는 등 MP3를 핵심 사업부문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복고 브랜드를 딴 신차 차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첫 선을 보인 기아차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스포티지를 시작으로 현대차 쏘나타 6세대 모델인 `쏘나타'에 이어 올 4월과 지난달 출시된 `프라이드', `그랜저'에 이르기까지 과거의 히트차들이 `부활'했다. 지난 85년 10월 국내 시장에 선보인 쏘나타는 뉴쏘나타, 쏘나타Ⅱ, 쏘나타Ⅲ, EF쏘나타로 5세대에 걸쳐 `진화'하며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고 87년 나온 옛 `프라이드'는 2000년 단종되기까지 `국민차'로 각광받았던 소형차. 지난달 18일부터 시판된 그랜저는 국내 대형차 시장의 선두 자리를 놓고 르노삼성차의 SM7와 격전을 벌이고 있다. GM대우차도 올들어 마티즈의 후속 신차 모델을 내놓으면서 마티즈의 이름을 그대로 유지했다. LG생활 건강도 지난 54년 회사 창립과 함께 생산에 들어간 모태 브랜드 `럭키 치약' 되살리기에 돌입, 최근 10∼20대를 겨냥해 맛과 색, 포장디자인 면에서 톡톡 튀는 고감성 프리미엄 치약을 출시하면서 `럭키스타'라는 이름을 붙였다. 복고 마케팅은 음료업계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롯데칠성은 지난 90년대 `따봉'이라는 단어를 국민적 유행어로 히트시켰던 `델몬트 따봉 주스'를 지난 4월 재출시하고 탤런트 한채영씨를 모델로 89년 출시된 `밀키스' 광고를 다시 내보내고 있다. 앞서 해태음료는 지난 76년 출시, 80년대 `흔들어 주세요'라는 광고 카피로 친숙한 장수 브랜드인 `써니텐'을 지난해 새롭게 선보였었다. 업계 관계자는 "인지도 면에서 생소한 새로운 이름보다는 과거 인기제품의 브랜드 파워를 최대한 살리려는 `복고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며 "품질면에서 최신의 트렌드에 맞는 최고 수준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옛 히트제품의 명성을 되살릴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관건"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