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사람들은 이번주부터 여름 휴가를 떠난다고 한다. 매년 이맘 때면 재테크의 최대 관심사는 서머랠리(summer rally)가 올 것인가 여부다. 서머랠리란 여름철 장기휴가를 앞두고 경기나 기업실적과 같은 증시여건이 좋아 보일 때는 주식포지션을 매도보다는 매수 우위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오르는 것을 말한다. 여름 휴가철이 끝나면 주식 매입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사전에 주식을 선취매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계절적인 현상이다. 미국 증시의 경우 올해 그 어느 해보다 서머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일찍 형성되고 있다. 미국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폭이 크지 않고,미국기업들의 실적이 대체로 견실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망기관들은 올 미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둔화된다 하더라도 잠재성장률 수준인 3∼3.5%를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가 현 수준에서 동결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현재 뉴욕 월가에서는 올해 말까지 연방기금 금리를 4% 내외 수준까지는 올려야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고유가 등으로 인플레 불안요소가 많은 데다 부동산 등 자산부문에 낀 거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더 올려야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아무래도 국내증시에서는 미국증시보다 서머랠리가 올 가능성이 적은 상태다. 일부에서는 대세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시각이 있으나 무엇보다 증시 기초여건이 좋지 못하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4% 내외의 낮은 수준이 예상되고 있고,국내기업 실적도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상반기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서도 현 정부의 조기 권력누수 현상에 따른 정책과 국정운영의 혼선 가능성,북핵 문제 등이 계속해서 주가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서머랠리에 대한 성급한 기대감으로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전략은 경계해야 한다. 만약 서머랠리가 온다고 확신하는 개인이라도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기보다는 주식 고편입형 적립식 펀드와 같은 간접투자 전략을 권한다. 갈수록 개인들이 증시에 직접 참여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여지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서머랠리에 대한 기대가 높다가 실제로 서머랠리가 오지 않는 해에는 여름 휴가철이 끝나고 주가가 심하게 요동친다는 점이다. 간접투자를 해야 하는 또다른 이유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