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위 0.1% 소비자를 잡아라’


백화점들이 ‘초우량고객’(Very Very Important Person) 잡기에 앞 다투어 나서고 있다.


내수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서민들은 물론 비교적 여유가 있는 상류층마저 허리띠를 졸라매자 최상류층을 겨냥한 ‘VIP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차별화 전략 없이는 백화점간 경쟁은 물론 할인점으로부터 영역을 지켜내기도 힘들어지면서 각 백화점들은 VIP마케팅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연간 3000만원 이상 구매VIP


초우량고객의 호칭은 백화점마다 차이가 있다. 갤러리아와 신세계백화점은 '슈퍼VIP',롯데백화점은 '에비뉴엘멤버십'.'MVG'(Most Valuable Guest),현대백화점은 'VVIP' 등으로 구분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연간 3500만원이상을 구매하는 고객을 'SVIP'로 구분,관리하고 있다. 인원은 전체 카드고객의 4%수준인 400명 선. 지난 한 해 동안 이들이 소비한 금액은 본점 연간 매출의 32.9%다.


이들 초우량고객은 전체 고객의 5% 이하이지만 연간 구매 금액은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 명품관 에비뉴엘을 개관하면서 초우량고객을 세분화했다.


롯데백화점은 22개 전 점포고객을 대상으로 한 'MVG'(Most Valuable Guest), 에비뉴엘카드를 소지한 '에비뉴엘멤버십' 회원, 에비뉴엘카드 회원중 상위 100명으로 구성된 '멤버스 클럽'등으로 관리하고 있다. MVG고객은 롯데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각 점 별로 500~2000명이 선정된다. 대략 연간 구매금액이 3000만원이상이다.


본점의 경우 지난해 연간 3000만원이상을 구매한 MVG고객은 0.7%로 총구매액은 전체 매출의 12%를 차지했다. 에비뉴엘 멤버십 회원은 600여명이다. 에비뉴엘 멤버십 회원의 일인당 연간 구매액은 대략 5000만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일시적인 매출보다는 꾸준한 단골고객 중에서 선정한다는 원칙이다. 매출액 상위 5% 이내의 고객을 VIP대상으로 선정하며, 상위1% 고객을 SVIP로 삼고 있다. SVIP 고객의 연간 평균구매액은 3000만원 이상이다.


현대백화점의 VVIP고객은 카드회원중 연간 3000만원 이상 구매고객으로 제한하고 있다. 압구정본점은 대략 2000명정도가 초우량고객이다. 이들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총 매출의 10%선이다.


◆격조 높은 서비스


백화점들이 초우량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일반 고객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치밀하다.


전용주차장에서 발레 파킹 서비스를 하고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매장을 거치지 않고 전용매장으로 직행하는 동선 배치는 기본이다. 말하자면 일반 고객들과 분리된 독립 쇼핑 공간을 만들어 주는 셈이다.


갤러리아는 미리 상품을 준비해 고객이 매장 방문시 1대1 상담을 해 주고 스타일을 제안하기도 한다.


상품 코디네이팅을 하는 퍼스널 쇼퍼 서비스 외에 연극.영화 예매 ,여행 계획시 여행지 소개.예약 등 '버틀러'(집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롯데는 멤버스클럽 회원 100명을 위해 본점 명품관 4층에 '멤버스 클럽'을, 에비뉴엘 멤버십 회원 600명을 위해 명품관 2층에 에비뉴엘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멤버스클럽에서는 해외 명품 신상품의류가 국내에 들어왔을 때 처음으로 선보이는 트렁크쇼도 열린다. 멤버스클럽 회원 중 구매액 상위 30~40명에게는 개인 사물함까지 마련돼 있다. 롯데는 멤버스 클럽 회원들을 위해 최고급 수입차량 출장 서비스도 제공한다. 고객이 예약하면 최고급 수입 자동차(벤츠)를 집으로 보내 매장까지 편안하게 올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


'에비뉴엘 라운지'는 대략 70평 규모로 클래식한 스타일의 수입 가구를 들여 놓아 고급스런 거실과 도서관 분위기로 꾸몄다. 롯데의 'MVG라운지'는 점별로 운영된다. 본점의 경우 지난 2월 70평 규모로 확장했다.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2000만원대 60인치 PDP와 홈 시어터,2200만원대 'B&O'의 최신 오디오 시설이 갖춰져 있다.


현대백화점은 연간 포인트 3만점(3000만원 구매) 이상 초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전문화랑과 제휴,국내 유명 화가의 작품을 사은품으로 주고 있다.


3만점 이상은 제주도, 5만점 이상은 동남아, 10만점 이상은 고객이 전문여행사의 도움을 받아 해외 럭셔리 맞춤 투어를 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최근 서울 강남점 2층 명품매장에 부자고객을 위한 '컨시어즈 데스크'를 열었다. 전담직원 5명을 배치,전국에 35명의 전담직원을 두고 국내 최대 규모의 컨시어즈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