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은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상위 1%'를 겨냥,고급 백화점이 되기 위한 차별화 전략에 주력해왔다. 다른 백화점보다 6∼7년 앞서 시장을 개척하며 '명품 본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압구정 본점은 지난 99년 업계 최초로 명품 보석 4대 브랜드인 티파니 쇼메 불가리 까르띠에를 모두 들여오며 VIP 고객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후 샤넬부띠크 에르메스 토즈 등 슈퍼프리미엄 브랜드에서부터 루이비통 크리스찬디올 구치 등 잡화명품과 끌로에 마크제이콥스 로즈로코뉴욕 아르마니 등 젊은 명품까지 54개의 명품 브랜드를 속속 선보여 왔다. 에뜨로침구 야도로도자기 에르메스식기 서브제로 로젠탈 등 가정용품까지 포함하면 브랜드 수는 85개에 달해 점포 전체가 명품관화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가운데 작년 3월 오픈한 이탈리아 피혁 명품 '토즈'는 현대백화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브랜드다. 상품본부 임진현 부장은 "토즈는 '마지막 명품'이라고 불리는 브랜드로 샤넬 에르메스급"이라면서 "기존 명품에 식상한 고객들이 주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VIP마케팅에서도 현대백화점은 선두 위치.올 2월 압구정 본점 우수회원 6000명을 대상으로 업계 최초로 '컨시어즈 서비스'를 선보여 유행을 이끌었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도와드린다'는 취지로 도입됐는데 일본에서는 미쓰코시 이세탄 다케시마야 세이부 등 유명 백화점들이 장기불황의 돌파구로 삼고 있는 전략이다. 압구정 본점의 VIP 고객은 과연 어떤 대접을 받을까. 일단 매장에 들어서면 VIP 전용 쉼터인 '쟈스민룸'이 그들을 맞이한다. 30∼40평 내외의 공간에 전문 서비스 요원이 상주하며 고객의 각종 편의를 도와준다. 음료나 제철 과일이 제공되는 것은 물론 미니 패션쇼도 열린다. 때론 고급 재테크 정보로 무장된 투자상담회도 개최된다. 새롭게 선보인 '컨시어즈룸'은 한단계 더 나아간 서비스를 제공한다. 식당 및 공연 예약,항공권 예매 대행,법률상담 등 '안 되는 게 없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카드 사용실적에 따라 주는 사은품도 예전엔 상품권으로 한정됐으나 올해부터는 최고급 해외 맞춤 여행,유명 미술작품,명품 식기,프로골퍼 동반 라운딩 레슨 등으로 고급화되고 다양화된 사은품을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영업전략실 김대현 부장은 "현대백화점 고객들의 구매 및 문화 수준을 높이 평가해 공연 외식 등 외부에서 제휴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고객들이 놀랄만한 신선한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