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초기 `대형차' 논란에 시달렸던 르노삼성의SM7이 다시 `연료통 소음' 시비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자동차 관련 인터넷사이트들에는 주행 도중 SM7의 연료통 안에서 휘발유가 출렁거리는 소리가 차안까지 들려 신경이 쓰이고 불안하다는 네티즌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SM7을 구매했다가 `연료통 소음'에 불만이 생겨 르노삼성 정비사업소를찾아온 고객만 지금까지 100명 가까이 되고, 이중 30-40명은 연료통 주입구 상단에방음 패드를 덧대는 임시 조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급 모델(RE 3.5)의 경우 판매가가 3천500만원을 넘는 SM7에서 `연료통 소음'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다른 자동차업체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가연성 액체 연료를 넣고 달리는 자동차에서 연료통소음을 완벽히 차단하는 것은 품질의 기본 중에 기본"이라면서 "연료통 설계에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SM7의 연료통 재질이 플라스틱인데다 연료통 구조도 중간 격벽이없는 특이한 형태여서 소음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닛산의 티아나 플랫폼을 그대로 쓰다 보니 SM7의 연료통도티아나와 똑같이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졌다"면서 "게다가 연료통 중간에 격벽이없는 구조여서 연료를 가득 채웠을 때 일부 민감한 고객의 경우 출렁거리는 소리가들리는 것같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측은 `신개념 고급 대형차'를 표방하며 국내 시장에 선보인 SM7에서 `연료통 소음'이라는 초보적인 품질 시비가 빚어지자 내심 당혹스러움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연료통에서 출렁거리는 소리가 난다며 정비사업소를 찾아온 고객들에게 임시 방변으로 `흡음처리'를 해주고는 있지만 고무 패드를 몇 개 덧댄다고 해서 근본적인해결책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연료통 재질과 설계 등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면서"하지만 연료통 소음은 품질 하자가 아니라 (운전자의) 감성에서 비롯되는 문제여서고객들의 불만에 일일이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티아나는 일본과 유럽에서도 판매됐지만 연료통 소음 시비가빚어진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소음에 너무 민감한 것같다"고 덧붙였다. 이 뿐만 아니라 르노삼성은 출시 첫달인 작년 12월중 생산된 SM7 3천500여대에CDP 품질 하자가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 지금까지 문제를 제기해온 100여 대를 무상 수리해주기도 했다. 한편 SM7은 작년 12월1일 출시 이후 지난달 말까지 4개월간 1만3천132대가 팔렸는데, 이 가운데 2.3(2천300㏄) 모델이 68.1%(8천942대), 3.5(3천500㏄) 모델이 나머지 31.9%(4천190대)다. SM7의 판매가는 2천440만원(2.3 SE)부터 3천510만원(3.5 RE)까지로 현대차[005380]의 그랜저XG(1천869만원-3천174만원)보다 훨씬 비싸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