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간척사업과 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등 2개국책사업이 현 시점에서 완전 중단되면 이들 사업으로 창출될 수 있는 35조원 이상의 부가가치가 물거품이 될 것으로 지적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6일 '주요 국책사업 중단사례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이같이 밝히고 "대규모 국책사업이 생태지상주의적 주장에 의해 더 이상 중단돼서는안된다"고 주장했다. ◆ 국책사업 중단 손실액= 이 보고서는 새만금 간척지, 천성산 터널, 사패산 터널, 경인운하, 계룡산국립공원 관통도로 등 5개 국책사업의 공사지연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총 4조1천79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천성산 터널 공사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9개월17일이 지연됐지만 공사재개 준비기간까지 합하면 사실상 1년 가까이 지연돼 손실액이 2조5천16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으며, 새만금 간척지 사업은 1, 2차에 걸쳐 총 2년6개월 가량 공사가 중단돼 7천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계산됐다. 또 작년 5월 공사가 재개된 사패산터널은 2년 가량의 공사지연으로 5천547억원,계룡산국립공원 관통도로는 7개월 가량 공사가 지연되면서 685억의 손실이 났으며,경인운하사업은 완전 중단됨으로써 2천900억원의 사업비 매몰비용이 발생한 것으로보고서는 밝혔다. 상의 보고서는 특히 천성산 터널공사와 새만금 간척지 사업이 환경단체의 반대로 현시점에서 완전 철회될 경우 사업비 매몰비용을 포함한 부가가치 미창출액은 각각 30조876억, 5조4천218억원으로 총 35조5천94억원이 사라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천성산 터널의 경우 △사업비 매몰비용 5천600억원 △미창출 부가가치 29조5천991억원 △미실현 사업비 부가가치 유발효과 2천862억원 △미실현 사업비 공제 -3천577억원 등으로 추산됐으며, 새만금 간척지는 △사업비 매몰비용 2조2690억원 △미창출 부가가치 2조2703억원 △미실현 사업비 부가가치 유발효과 8천825억원 등으로 계산됐다. 총액은 2003년 국내총생산(GDP) 721조원의 4.93%에 달하고 정부예산 195조의 18.21%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다. 보고서는 "이는 공사중단에 따른 경제적 손실만을 따진 것으로 소송비용이나 정부의 국가관리능력 훼손, 방치된 개발지의 환경 훼손, 인근 주민간의 갈등 등을 감안하면 사회경제적 피해는 추산하기조차 어렵다"고 주장했다. ◆"대안없는 환경지상주의 지양해야"= 대한상의 보고서는 환경운동의 문제점을지적하면서 "환경단체들이 환경지상주의에 입각해 '환경에 유리한 결정은 선(善)이고 그렇지 않으면 악(惡)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을 하고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환경단체들이 '갈등의 원인과 해결을 무조건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는 무책임성을 보이고 있으며, 갈등의 주체로서 적극적 대안 제시나 타협점을 찾는 등 갈등해소에 노력하기 보다는 승리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 보고서는 이어 "우리나라 환경단체들이 세계적 환경단체나 선진국의 환경단체보다 급진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린피스와 같은 세계적인 환경단체는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도로건설에 반대 명분이 작다고보고 신중한 접근을 하고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주요 국책사업 추진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사회적 분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데 있다고 지적하고, 환경단체에 대해 "환경지상주의적 자세를 지양하고 환경과 개발의 조화를 위해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성숙한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정부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사업평가와 투명한 정책결정으로 국책사업의 합리적 명분을 마련하고 공론과정을 거쳐 입안된 사업은 소신을 갖고 대처하는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 산업환경팀 전 무 팀장은 "대규모 국책사업이 중단된다는 것은 더 이상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을 위한 투자를 할 수 없게 됨을 의미한다"고 지적하고 "SOC 투자는 국토의 균형발전 뿐만아니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삶의 질을 제고할 수있는 가장 좋은 방안 중의 하나인 만큼 생태지상주의적 주장에 의해 더이상 국책사업이 중단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