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경제팀장'이 유력해지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향후 경제운용 방향과 인사정책의 윤곽이 명확해지고 있다. 이르면 14일 중 노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조정실장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최종 낙점하게 된다면 기존 경제살리기 정책 기조가 최대한 유지되고 경제부처간 협의체제도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전문가들은 "재계와 금융·증권시장은 노 대통령이 한 실장을 경제부총리로 임명하는 것을 보면서 경제회복 의지를 재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분권형 총리를 종합적으로 보좌해온 국무조정실장을 승진시키게 되면 기존의 경제살리기 정책을 이해찬 총리주재로 더욱 밀어붙이겠다는 방침도 분명해진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 실장이 유력해지는 상황에 대해 "참여정부의 국정기조와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고 전체적으로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국정의 안전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적 운행이라는 게 보·혁간의 균형·안정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정책과 이를 위한 행정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한다는 의미"라고 말해 청와대가 정책의 일관성 유지와 함께 경제회생 속도내기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올해 중 경제살리기 정책과 남은 임기 내 '선진한국 선진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한 실장이 적임자라는 얘기다. 국무조정실장은 업무 특성상 경제는 물론 외교와 안보,정치와 사회 등 각 부문의 정책줄기를 주도하거나 따라가고 있는 데다 당정협의'고정 멤버'여서 열린우리당과의 협력관계도 어느 정도 이끌어 낼 수 있다. 한 실장이 경제부총리에게 주어진 '정무적 판단'을 내리는 데 손색이 없다고 본 것이다. 다만 기업과 금융계의 최대 관심이 될 '친시장정책 지속과 한국판 뉴딜 정책의 이행 등 기업의 투자 유인책을 제대로 이끌어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김대중 정부때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경제수석을 지냈고 현재 1년째 국무조정실장도 비교적 무난히 수행해왔지만 그에 대해서는 "리더형이라기보다는 참모형에 더 가까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따라 재계와 금융계를 함께 아우르면서 밀도 있게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에는 아직 의문표가 붙는다. 물론 성향은 상당히 친시장적이라는 지적이 다수다. 통상관료로 중견 공무원을 보냈고 통상교섭본부장도 지내 "친미성향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일 정도로 그는 개방·통상주의자다. 이 연장선상에서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하면서 기업에 귀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과 거시정책 운용에서는 실무경험이 부족하다는 비판성 지적을 어떻게 극복할지도 관건이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 < 한덕수 국무조정실장 주요 이력 > △1949년생 △경기고,서울대 경제학과,미 하버드대 경제학 석사·박사 △1970년 행정고시 8회 합격 △공직 초기 관세청 경제기획원을 거쳐 상공부 근무 △상공부 중소기업국장·산업정책국장·전자정보공업국장·기획관리실장 △통상산업부 통상무역실장,특허청장,통산부 차관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주 OECD 대표부 대사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경제수석,산업연구원장 △2004년 2월 이후 현재까지 국무조정실장 △인물평:학구파로 상공부 과장 시절 휴직 후 1년간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 받음.뛰어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통상전문가로 활동한 경험을 갖고 있다. 원만한 성품이지만 '취미가 일'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매사를 철저히 챙기는 성격이어서 주위 사람으로부터 차갑다는 평을 듣기도.중국과의 마늘협상(통상교섭본부장) 결과에 책임지고 청와대 경제수석 사퇴. △부인 최아영씨(47).고교 동기로는 정문수 대통령 경제보좌관,정우성 대통령 외교보좌관,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조동성 서울대 교수,한태규 외교안보연구원장,유인태 의원,강지원 변호사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