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입주할 땐 '남남'이었던 타 회사 직원들도 어느새 '친구'가 되는 곳이 있다면 바로 구로동 디지털밸리다. 한 건물에 수십 수백여개의 기업들이 입주하는 아파트형 공장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직장인들의 생활문화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은 벽산디지털밸리 2차.이 건물 입주기업들은 오는 5월에 2백40개 입주사 임직원 7백여명이 참가하는 체육대회를 공단 운동장에서 열 계획이다. 4월부터는 개별 회사팀이나 층별 연합팀을 구성,족구와 배구 예선전을 치른다. 이성초 건물관리소장은 "올 연말엔 입주기업들이 모두 참여하는 송년회를 치르기로 했다"며 "이런 문화를 '벤치마킹'하려고 다른 아파트형 공장 관계자들이 찾아와 배워가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코오롱디지털파워빌란트는 산악회 활동이 왕성한 경우다. 1백여개 입주사 중 30여개사 7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매월 정기산행과 일요산행을 통해 입주사 직원들 간의 친목을 다진다. 음악회 등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에이스테크노타워에서 서울목관 5중주단이 초청돼 콘서트가 열렸다. 또 최근에는 구로구청도 재단법인 구로문화원을 설립,서울디지털산업단지 근로자와 지역민을 위한 문화사업을 하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어서 이곳의 공동체 문화는 한층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