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단위 중소기업협동조합과 연합회의 정기총회 시즌이 단체수의계약 폐지 확정 등으로 예년에 비해 침체된 분위기 속에 지난 주말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2백3개 전국 조합 및 연합회 가운데 1백75곳이 정기총회를 마쳤고 8곳이 28일 총회를 연다. 나머지 조합들은 일정을 잡지 못한 채 다음달 이후로 총회를 미뤘다. 이중 이사장 임기 만료 등으로 선거를 실시한 곳은 53개 조합.이중 17개 조합이 새 인물을 뽑았으며 36곳에서는 기존 이사장이 연임됐다. ◆시들해진 선거전 선거열기가 나타나지 않은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상호 비방과 조합원간 분열 등 심각한 대립 양상으로 치달았던 예년의 선거와 달랐다. 두 명 이상의 후보가 나와 경선을 벌인 조합은 53곳 중 11곳에 불과했다. 대부분 단독 후보가 나와 찬반투표를 벌이거나 만장일치 추대 형식으로 이사장을 선출했다. 몇몇 조합에서는 후보등록 마감일까지 이사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현직 이사장이 이사장직을 다시 떠맡기도 했다.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단체수의계약 폐지 등으로 조합활동의 메리트가 줄어든 데다 경기침체 등으로 회사 경영에 전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선을 치른 조합 중에도 선거캠프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선거전을 벌인 곳은 거의 없었다. 다만 승강기조합 피복조합 등이 2차 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승강기 조합에서는 이양원 삼일엘텍 대표가 송봉선 신원기전 대표를 물리치고 당선됐으며 피복조합에서는 박조양 선진테코 대표가 위우량 우일봉제 대표를 누르고 새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간판급 이사장 교체 오오근 콘크리트조합연합회 회장(4선),류영근 피복조합 이사장(3선),김학권 금형조합 이사장(3선),김서곤 의료기기조합이사장(2선),정을규 지함조합 이사장(2선) 등 중량급 이사장들이 회사 사정과 사업전념 등을 이유로 이번 총회에서 물러났다. 아직 총회를 치르지 않은 프라스틱조합연합회 신진문 회장과 가스판매조합연합회 김수방 회장도 퇴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반면 기협중앙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손상규 밸브조합이사장과 박기석 전시조합 이사장 등은 연임됐다. 안경식 청량음료조합 이사장과 김진태 공예조합연합회 회장,이영로 타올조합이사장 등은 7선에 성공,건재를 과시했다. ◆'단체수의계약 폐지' 대책 논의 이번 총회에서는 조합이 수의계약으로 정부로부터 독점적으로 입찰받아 조합원사들에 물량을 배정해온 단체수의계약제도가 폐지되는 데 따른 대책 마련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또 제도 폐지 이후 조합의 위상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공동 연구개발,공동 구매 및 판매 등 조합 사업 강화,표준화 및 인증제도 도입,해외시장 공동 개척 등 조합 활성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강정구 상업용조리기계조합 이사장은 "2007년 제도 폐지 때까지는 정부구매 물량을 안정적으로 배정하고 폐지 이후 보완대책에 조합원사들이 출혈없이 정부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한적 최저낙찰제와 조합 입찰 참여 보장 등이 반영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송태형·임상택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