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와의 마찰로 존폐 위기를 맞아온 석유회사 유코스가 지난 11일 미국 휴스턴 법원에서 자회사 유간스크네프테가즈의 자산공매에 참여한 러시아업체 4개사를 상대로 200억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신문은 유코스가 가즈프롬과 가즈프롬의 자회사인 가즈프롬네프트, 공매 낙찰업체 바이칼파이낸스, 바이칼파이낸스를 인수한 국영 석유업체 로즈네프 등 4개사를 상대로 제소했다고 전했다. 유코스는 이 소송건을 발표하면서 다른 5개의 은행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공매에 참여, 낙찰업체에 재정재원을 한 도이체방크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송은 비공개로 법원에 제출돼 소송 관련 세부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유코스는 이날 미국의 파산보호법 11조에 따라 구조조정안을 법원에제출하면서 채권자들이 유코스에 지불청구를 할 수 있는 시한을 오는 5월1일까지로제한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러시아 정부가 주장하는 탈세혐의를 부인하면서 당국이 자산을 동결해 세금납부를 막고있다고 비난하고 있는 유코스는 국제적인 중재자가 세금 문제를 처리하도록 해 달라는 요청안도 제출했다. 한편 유코스의 대주주인 메나테프는 모스크바에서 유사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메나테프은 지난 주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에너지분야에 대한 투자보호를 위한 법적근거인 유럽 에너지헌장을 토대로 국제 중재자 선임을 요구하면서 2천830만달러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유코스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정부가 핵심 자회사인 유간스크네프테가즈를 공매하는 것을 막기 위해 휴스턴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었다. 당시 휴스턴 법원은 공매를 연기하도록 판결했으나 크렘린측은 이를 무시하고 바이칼 파이낸스 그룹이라는'유령회사'를 중간에 세워 러시아 국영석유회사인 로즈네프트가 이를 인수토록 했다. 현재 러시아 정부는 유코스의 제소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도이체방크와 가즈프롬네프트는 휴스턴 법원이 재판관할권이 없다며 소송을 각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코스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휴스턴 지사에 있기 때문에 미국 파산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영 기자 quarri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