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석유-식량 프로그램' 비리 의혹과 관련, 이 프로그램의 베논 세반 전 사무국장과 유엔제재분과위원회의 책임자였던 조셉스테파니디스를 정직 처분했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레드 에커드 유엔 대변인은 뉴욕타임스에 지난 주말 당사자들에게 징계 내용이 통보됐다고 전하고, 그러나 세반 전 국장 등에 대한 급료는 계속 지불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급 정직이나 해고가 아닌 유급 정직 처분이 내려진데 대해 유엔의 한 고위 관계자는 `석유-식량 프로그램' 비리의혹을 조사해온 조사위원회가 징계를 내리기에충분할 만한 증거를 제시했다고는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폴 볼커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이끈 조사위원회는 최근 잠정보고를 통해 세반 전 국장이 직접 금품을 수수하지는 않았지만 특정업체를 위해 석유수입권을 청탁함으로써 직분을 망각했다고 비난했다. 조사위는 "세반이 석유거래업체 AMEP를 위해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수백만 배럴의 석유수입권을 청탁해 배정받았다"면서 "그 결과 AMEP는 석유거래에 따른 은행수수료와 거래차익 등으로 모두 15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세반 전 국장은 변호사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본인은 어느 누구로부터 어느 것도 받은 바 없다"고 강조하는 등 조사위원회의 잠정 보고 내용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유엔의 `석유-식량 프로그램'은 1990년 쿠웨이트 침공 이후 유엔의 경제제재를받던 이라크가 식량, 의약품 등 인도적 물자 구입과 석유생산시설 유지, 보수에 필요한 자금은 충당할 수 있도록 유엔 관리 아래 예외적인 석유수출을 허용한 조치로1996년 12월부터 2003년 12월까지 계속됐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