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연방준비제도이사회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되고 그린스펀 의장의 미국 경상수지적자 개선가능성 시사발언으로 달러약세 추세가 주춤거리고 있다. 이를 계기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달러-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회수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캐리 트레이드는 증권브로커가 차입한 자금으로 유가증권의 투자를 늘리는 행위를 말한다. 이때 투자한 유가증권의 수익률이 차입금리보다 높을 경우 포지티브 캐리(positive carry)라 하고 그 반대의 경우를 네거티브 캐리(negative carry)라고 한다. 또 차입한 통화에 따라 달러-캐리 트레이드와 엔-캐리 트레이드로 구별된다. 캐리 트레이드의 이론적 근거는 환율을 감안한 국제간 '자금이동설(m=rd-(re+e),m:자금유입규모,rd:투자대상국 수익률,re:차입국 금리,e:환율변동분)'이다. 즉 자국통화 가치를 고려한 차입국 금리가 투자대상국의 수익률보다 낮을 경우 차입국 통화표시 자금을 빌려 투자대상국의 유가증권에 투자하면 금리차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이론의 골자다. 주목해야 할 것은 캐리 트레이드는 반드시 레버리지(증거금 대비 총투자 가능금액 비율) 투자와 결부된다는 점이다. 어떤 국가에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유입될 때마다 레버리지 투자로 자금이 증폭돼 자산거품이 쉽게 발생한다. 반대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이탈될 경우 디레버리지(투자원금 회수) 현상까지 겹쳐 금융시장에서는 신용경색이 일어나 투자대상국의 경제를 어렵게 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국제간 자금흐름에 있어 캐리 트레이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헤지펀드들의 활동이 활발해 지고 있는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 헤지펀드 전문자문업체인 헤네시 그룹에 따르면 올 1월 말 현재 전세계적으로 활동하는 헤지펀드 수는 1만여개에 달하고 투자원금 규모도 1조1천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헤지펀드의 투기성 정도를 나타내는 레버리지 비율도 10배에 달하고 있다. 국내증시의 경우 2001년부터 유입되기 시작한 달러-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현 정부 출범 이후 특히 많이 들어왔다. 미국의 금리인하를 계기로 달러가치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달러자금의 차입금리가 국내투자 수익률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내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속에 주가가 오른 것도 이런 현상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미국금리는 계속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의 자산시장에 낀 거품정도 등을 감안하면 연방기금 금리가 최소한 3.5%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것이 월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달러가치도 미국의 경상수지적자 개선이 단순히 환율정책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최근의 인식이 확산될 경우 약세폭은 크게 제한될 전망이다. 결국 국내증시에서도 갈수록 달러-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회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간에 국내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면 국내주가가 갑자기 하락하고 우리 경제가 불안해 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환율을 감안한 대내외 금리차를 유지하는 정책과제가 아주 중요하다. 비록 경기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하더라도 앞으로 미국이 금리를 더 올리면 우리 콜금리를 올려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 시점에서 경기회복 과제는 금리 이외의 다른 정책수단을 동원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점을 정책 당국자(특히 재정경제부 경제각료)들은 명심해야 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