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장과 민.관 연구원장,외국계 증권사 대표와 유통.중소기업 CEO들은 내수경기가 최근 바닥을 다지고 있거나 초기 회복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정부와 업계 일각의 성급한 경기회복 기대에 대해서는 경계했으며,본격 회복은 빨라도 3.4분기 이후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회복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재정 조기집행 등 거시 처방과 함께 기업규제 철폐와 부동산시장 부양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32명의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경기상황과 향후 전망을 진단하기 위해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바닥쳤다' vs '아직은…' 팽팽 1·4분기 경기 상황에 대해 '바닥에서 횡보할 것이다(14명)'와 '초기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다(14명)'라는 분석이 팽팽하게 맞섰다. 최소한 현재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거나,미세하게나마 회복단계에 들어섰다는 진단이다. '추가로 하락할 것이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4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내수가 살아나고 있다고 보는가란 질문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많았다. 전체 응답자(32명) 중 14명이 '급속한 회복은 어렵다'고 진단했고,'일시적인 현상일 뿐 곧 작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응답(3명)도 나왔다.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3·4분기'와 '4·4분기'라고 답한 사람이 각각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7명의 전문가는 '내년 이후'라고 응답,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불안감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과 자영업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절반 가량(12명)이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위기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위기론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응답도 8명에 달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중소기업 육성시책과 함께 자영업 부문에 대해서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반면 내수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조만간 위기론이 가실 것'이라는 낙관론을 밝힌 응답자도 9명이나 됐다. ○재정 조기집행,사회안정 전제돼야 경기회복을 위해 현재 가장 필요한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재정의 조기 집행'이라고 답한 사람들이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부동산 경기부양(5명) 증시부양(2명) 신용불량자구제(1명) 등이 뒤를 이었다. '금리 추가 인하'라고 답한 응답자는 한명도 없었다. 올해 정부가 중점을 두고 해결해야 할 경제현안으로는 '기업규제 철폐 등 성장여건 극대화'라는 응답이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소비·투자 활성화'라고 답한 사람도 8명이나 됐으며 '신용불량자와 가계부채 문제 해결'이라는 응답은 3명이었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이 올해 중점 과제로 제시한 '경제 양극화 해소'를 꼽은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또 경기회복을 위한 전제조건을 묻는 질문에는 '노사 등의 사회적 협약을 통한 사회적 안정(9명)'과 '정부정책의 일관성 유지(8명)'라는 응답이 주를 이뤘으며 정치안정(4명),부동산시장 안정(1명) 등이 뒤를 이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설문에 응해주신 분 ◇은행장=강권석 기업은행장,강정원 국민은행장,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박진회 씨티은행 부행장,신상훈 신한은행장,유지창 산업은행 총재,윤교중 하나은행 수석부행장,최동수 조흥은행장,현재명 제일은행 부행장,황영기 우리은행장 ◇연구원장=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김중수 KDI 원장,방기열 에너지경제연구원장,심영섭 KIET 부원장,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채욱 KIEP 부원장,최흥식 금융연구원장,현오석 무역연구소장 ◇외국계 증권사 대표=양호철 모건스탠리 대표,윤경희 ABN암로 대표,이재우 리먼브러더스 대표 ◇유통·중소기업계 대표=구학서 신세계 사장,이승한 삼성테스코 사장,이인원 롯데쇼핑 사장,하원만 현대백화점 사장,허승조 LG유통 사장,강정구 상업용조리기계공업 협동조합 이사장,노재근 금속가구조합 이사장,원상희 염화비닐관공업 협동조합 이사장,최용식 공구조합 이사장 (부문별 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