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재계 지도자들의 비공식 모임인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일명 다보스 포럼)가 26일부터 30일까지 닷새 동안 스위스의 대표적 겨울 휴양지인 다보스에서 열린다. 올해 회의에는 모두 96개국에서 2천250명의 지도급 인사들이 '어려운 결단을 위한 책임 부담'을 주제로 토론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해 연례회의는 94개국에서 2천100명이 '번영과 안보를 위한 가교 구축'을 주제로 토론을 가졌었다. 올해의 토론은 기후변화와 평등한 세계화, 유럽, 글로벌 경제와 거버넌스(지배구조), 이슬람, 중국, 중동, 빈곤, 미국의 리더십, 대량살상무기, 세계무역 등 12개주제별로 모두 220개에 이르는 세션(토론회)이 예정돼 있다. 참가자를 보면 20여개국의 국가원수 혹은 정부수반, 70여명의 각료, 26명의 종교 지도자, 15명의 노조 지도자, 50여명의 비정부기구(NGO) 대표들이 망라돼 있다. 미국쪽에서는 로버트 졸릭 무역대표와 존 매케인,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만이다보스에 오기로 돼 있을 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의 고위급 각료가불참해 행사 자체가 다소 빛이 바랜 느낌이다. 주최측인 WEF(회장 클라우스 슈왑)은 지난 19일 제네바 본부에서 행사 개요를설명하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빅토르 유시첸코 우크라이나 신임 대통령,브라질의 이냐시우 룰라 대통령 등을 겨우 간판으로 내세웠을 뿐이었다. 그러나 막판에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참가 의사를 밝힘으로써 다소 무게균형을 회복한 셈이다. 블레어 총리는 26일 개막총회에서연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포럼에는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신임 수반과 실반 샬롬이스라엘 외무장관이 참석하고 있어 회담이 성사될 경우 뜨거운 주목을 받을 것으로보인다. WEF측은 아시아 쓰나미 사태에서 보여준 국제사회의 연대도 관심을 불러일으킬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주의 업무를 담당하는 국제기구에서는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총장을 비롯해 유엔아동기금(UNICEF), 국제적십자사 대표들이 동참한다. 한국에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강금실 전법무장관, 채수찬 열린 우리당 의원이 대통령 특사단으로서 전체회의 연설과 세션 참가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특사단과는 별도로 WTO(세계무역기구) 미니 각료회의와 세션 참가를 계획하고 있다. 정동영 장관은 독일을 거쳐 오는 29일 다보스에 도착한 뒤 30일 포럼 폐막 총회에서 기조발언을 통해 한반도 정치상황과 6자회담 등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보스 포럼 참가자의 절반은 각국 기업인으로,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가운데 약 120개 기업의 회장과 CEO(최고경영자) 약 500명이 참석한다는 것이 WEF측의 설명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인도의 대표적 소프트웨어업체인 인포시스 테크놀로지의 나라야마 무르티 회장, 사우디 아라비아의 금융인 루브나 알 올라이안 등과 함께 포럼의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한국에서는 주미 대사 내정자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과 윤석민 SBS대표, 이구택 포스코 회장, 이용경 KT사장 등이 참석한다. 다보스 포럼에 노동계와 비정부기구 대표 상당수가 참석하는 것은 WEF측이 반세계화 운동을 의식한 때문. 반세계화 세력은 다보스 포럼에 때맞춰 브라질의 포르투알레그레에서 10만명이 참석하는 대항모임인 `세계사회포럼'을 개최한다. 반세계화 단체들은 이미 지난주부터 시위나 항의 집회를 시도하고 있으며 포럼개최장소인 다보스에서는 모두 3회의 집회를 허가받은 상태. 스위스 정부는 각국 요인들이 대거 참가함에 따라 다보스 주변에 지난해보다 800명이 늘어난 5천500명의 연방군 병력을 동원하고 오스트리아 공군의 양해하에 2대의 F/A 18 전투기들을 상시적으로 띄우는등 경계에 만반을 기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