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시장은 이미 하이브리드카를 비롯한 미래형 친환경 차량의 `격전장'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친환경 기술력이 자동차 메이커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각 업체들이 서둘러 하이브리드카와 연료전지차 등 친환경 미래형 차량 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7년 12월말 첫 하이브리드 양산 모델인 프리우스를 출시, 미래형 차 부문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 온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하이브리드카의 올 판매 목표를 당초 7만6천대에서 13만대로 크게 높인데 이어 내년에는 30만대를 목표로 잡았다. 프리우스는 지난 7월 한달 동안에만 미국에서 5천대 이상 팔리는 기염을 토했으며 출고 대기일이 6-7개월에 달할 정도다. 도요타는 연말께에는 렉서스 브랜드의 첫 하이브리드카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RX400H'를 미국 시장에 출시, 세계적 데뷔무대를 갖는다. 일본 혼다 자동차도 올해 12월께 연산(내년 기준) 2만대 목표로 간판급 세단 어코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한 수 위인 도요타에 도전장을 던진다. 또 내년에는 세번째 신모델을 선보이면서 하이브리드 차량 매출을 올해의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하이브리드 차량의 `테스트 마켓' 격인 미국내 하이브리드카의 등록대수는 지난해 4만3천435대로 전년 대비 25.8% 증가했으며 내년에는 올해의 두 배 수준인 15만대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해마다 폭발적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는 하이브리드카는 도요타 프리우스와 혼다 시빅 등 2개모델이 전부이나 나머지 업체들도 앞다퉈 하이브리드카 개발.출시에 가세하고 있다. 포드만 하더라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스케이프(Escape)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시장에서의 이같은 급증세를 감안하면 세계 자동차 메이커의 최대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서도 수년내에 하이브리드카로 대변되는 미래형 친환경자동차의 `질주'는 예고된 수순이라는 관측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도요타는 내년부터 중국측 제휴업체인 FAW 그룹을 통해 중국내 합작 공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이미 미래 대비에 나섰다. 도요타는 중국내 생산분은 전량 현지 내수용으로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에너지성 예측 등에 따르면 2010년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체 자동차의 25%, 연료전지 자동차는 4.5∼11%를 차지하는데 이어 2030년 이후에는 아예 화석 연료 자동차 시대는 끝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 선진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친환경차 개발은 미래 경쟁력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기-휘발유 혼용엔진을 사용, 시동은 전기에 의해, 주행은 휘발유에 의해 각각 이뤄져 연료절감 효과가 15∼50%로 일반 차량에 비해 뛰어나며 배출가스량도 훨씬 적다. 연료전지차와 달리 별도의 충전소가 필요하지 않다. 도요타가 내년 중 렉서스 `RX400H'의 국내 시판을 검토하고 있고 현대차도 실제도로 주행용으로는 첫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인 클릭 하이브리드카 생산을 시작으로 내년 양산을 준비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곧 하이브리드카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하이브리드카가 저공해 차량이라면 수소와 산소의 결합으로 전기를 자체 생산하는 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연료전지차는 아예 배출가스를 유발하지 않는 무공해 차량이다. 연료전지차도 GM 등 글로벌 메이커들을 중심으로 개발 작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이 연료전지차의 상용화를 위해 `Freedom Car' 프로젝트로 17억달러를, 유럽은 하이브리드 차 개발에 4년간 21억유로를 지원하는 계획을 수립, 추진하는 등의해외사례에 비춰볼 때 국내 기업이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지원과 기업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높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