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그동안 핵심 비전으로 내세웠던 `글로벌 톱5'를 새로운 슬로건으로 바꾸는 재정비 작업에 착수, 명차 브랜드 진입을위한 본격적인 변신을 꾀한다. 현대.기아차는 품질과 브랜드 이미지 업그레이드에 향후 역량을 집중, 세계 명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전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현시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메이커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판매량보다는 품질 및 브랜드 이미지 향상이 관건이라고보고 양적인 측면에 치우친 기존의 캐치프레이즈인 `글로벌 톱5'를 새로운 슬로건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신규 슬로건은 품질 향상을 통한 브랜드 가치 제고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다만, 향후 중.장기적 비전을 압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슬로건을 정하기 위해서는 면밀한 검토작업이 요구되고 있어 최종 확정 시기를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업은 정몽구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대.기아차는 연내에 슬로건 정비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정 회장은 최근 들어 "세계 최고의 기술과 품질을 바탕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선도, 현대.기아차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정착시키겠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쏘나타'와 `스포티지'의 출시를 브랜드 업그레이드를 위한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이처럼 슬로건을 전격 수정키로 한 것은 가격경쟁력과 판매량 확대에 의존했던 기존의 양적 성장 위주의 전략에서 벗어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고급차 이미지로 변신하지 못하는 한 진정한 의미의 세계 톱 메이커 진입은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0년 1월 국내 300만대, 해외 200만대 등 500만대 생산체제 구축을 통한 `2010년 세계 5위 자동차 메이커 도약'을 골자로 한 중장기 비전 및기술개발 전략을 발표, 이후 `글로벌 톱5'를 핵심 슬로건으로 강조해 왔다. 이후 현대.기아차는 해외 생산거점 확충과 품질개선 노력 등을 통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생산.판매 300만대를 돌파, 생산.판매량에서 GM, 도요타, 포드, 폴크스바겐, 다임러 크라이슬러, PSA그룹(푸조-시트로엥)에 이어 2년 연속 7위 자리를 `수성'하는 등 `2010년 글로벌 톱5' 목표에 바짝 다가섰지만 내구 품질 및 브랜드 이미지 등에서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남아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는 정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브랜드 운영위원회를 가동, 현대.기아차간 차별화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브랜드 정체성'(BI. Brand Identity) 작업을 적극 추진중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신규 슬로건은 현대.기아차가 한단계 도약, 고급차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질적 향상에 더 무게를 둔다는 것이지 세계 5위 진입의 목표를 저버린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