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로는 처음으로 BMW가 지난 17일 소비자로부터 리콜요구를 받은 데 이어 메르세데스-벤츠에 대해서도 시민단체가 리콜을 요구하고 나섰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대표 임기상)은 30일 메르세데스-벤츠의 2002년과2003년식 E240 모델의 전자제어장치(ECU)와 주(主) 퓨즈박스가 물에 잠기는 결함이있다며 건설교통부에 리콜건의서를 냈다. 이 단체에 따르면 E240모델의 자동차 엔진룸 오른쪽 상단에 있는 ECU와 퓨즈박스가 비가 오거나 세차할 때 물이 고이면 빠지지 않을 뿐 아니라 조수석 하단으로빗물이 스며드는 결함이 발견됐다. ECU는 자동차의 각종 전자센서로부터 정보를 받아 차를 제어하는 장치로 자동차의 `두뇌'라고도 불린다. ECU와 퓨즈박스가 침수돼 고장나면 주행 중 시동이 꺼지고 연료분사장치와 에어백, 전조등, 잠금방지 제동장치(ABS)가 고장날 수 있거나 방전으로 시동이 걸리지않는 등 각종 전자장치가 동작하지 않아 정상적으로 주행하기가 어렵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 같은 결함을 이미 인지하고 2004년식부터는 이를 보완해차를 출시했다. 임기상 대표는 "독일 본사와는 달리 국내 수입사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안전운전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데도 이를 숨기고 수리를 요구하는 소비자에게만무상 수리를 해주고 있다"며 리콜을 주장했다. 임 대표는 "타이어 공기압 점검 등 다른 이유로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면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ECU를 교체해 주거나 퓨즈박스에 임시로 배수구를 내는 방법으로몰래 고쳐주고 있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시민운동연합은 직수입된 차량은 무상수리를 받을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리콜요구서를 제출한 것과는 별도로 독일 본사에 리콜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측은 "시민운동연합이 제기한 결함은 소수의차량에 한하며 안전운행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리콜의 전 단계인 `서비스 메저(measure)'로 처리하고 있다"며 "정기점검시 차가 입고되면 무상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