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건물분에 부과되는 세금(재산세)과 토지분에 적용되는 세금(종합토지세)이 내년부터 시가를 기준으로 세액을 산출하는 "주택재산세"로 통합됨에 따라 값비싼 아파트 소유자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세금을 내왔던 조세형평성 문제는 해소될 전망이다.

그러나 재건축 아파트는 일시에 세금부담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고,시가 파악이 쉽지 않은 단독주택은 일부 지역에서 비슷한 가격대의 아파트에 비해 과도한 세금이 부과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주택재산세,2∼3단계 누진세율(0.2∼1% 이내) 유력

재정경제부는 주택세 신설로 세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과세표준(과표:세금을 물리는 기준금액) 구간과 세율을 별도로 마련키로 했다.

지난해 재경부 용역을 받아 주택세 도입방안을 연구했던 조세연구원은 "건물분과 토지분을 합친 주택세율 체계는 현행 종합토지세 세율구조와 동일하거나 이를 단순화한 형태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재경부는 최저 2천만원에서 최고 50억원(9단계)으로 세분화돼 있는 종합토지세 과표구간 중 하위 5단계(과표 5억원 이하)를 주택세로 편입하되,이를 2∼3단계 누진세율로 단순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주택세율을 단일한 세율(예컨대 0.2%)로 만들자는 주장도 있었으나 세수 감소를 우려한 지방자치단체들이 반발해 무산됐다"며 "세율을 0.2∼1% 범위 내에서 2∼3단계로 나눠 과세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표구간은 5천만원 이하(1단계),5천만∼1억원(2단계),1억원 이상(3단계)으로 나누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재경부는 과세표준액이 일정액(예 5억원)을 넘어설 경우 중앙정부(국세청)가 1∼3%의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되,지자체에 낸 세액을 공제하고 남은 세금만 종합부동산세로 징수할 방침이다.

◆내년 보유세 증가율 평균 30% 이를듯

2002년 기준으로 5만원 이하의 재산세를 낸 사람은 전체 납세자의 88.3%였고,5만원 이하의 종합토지세를 납부한 사람은 전체의 83.1%였다.

납세자의 80∼90%가 재산세와 종토세를 합해 연 10만원 미만의 세금을 냈다는 얘기다.

그러나 시가로 과세하는 주택세가 도입될 경우 세금 급증이 불가피해진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세청 기준시가 1억원짜리 아파트에 최저세율 0.2%만 적용해도 연간 2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예컨대 과세표준액 50%를 감면해주는 방식의 적용률 제도를 도입해야 급격한 세부담 증가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주택세율 자체를 대폭 낮춰 세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보유세를 장기적으로 늘려나간다'는 원칙을 고수한다는 차원에서 별도의 적용률(과표현실화율)을 두고 4∼5년간 단계적으로 적용률을 올리기로 했다.

서울 강남 등에서 주택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탄력세율을 적용해 세부담을 완화하도록 허용하되,세금감면 폭에 따라 지자체에 지원하는 중앙정부 교부금도 비례해서 깎는 방안을 도입할 방침이다.

◆단독주택 시가평가 여전히 논란

시세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 단독주택의 과세표준액을 어떻게 산출할 것인지 여부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세청은 아파트의 경우 시가의 70∼90% 수준으로 기준시가를 정하는 '시장접근법'을 채택하고 있는 반면 단독주택에 대해서는 건물과 토지로 나눈 뒤 합산(국세청 건물 기준시가에 건설교통부 공시지가를 합산)하는 '비용접근법'을 적용하고 있다.

김현아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에 따라 가치평가 방식이 다르다면 세율구조도 달라져야 하는 게 원칙"이라며 "아파트와 단독주택에 동일한 세율체계를 적용할 경우 주택가치 평가방식이 동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정원 평가자료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전국에 산재한 단독주택을 전부 평가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시세를 따지는 시장접근법이 아니므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