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공영방송이자 가장 널리 알려진방송국 가운데 하나인 BBC 방송의 신임 사장에 민영방송 채널4의 마크 톰슨(46) 사장이 임명됐다. BBC 방송 이사회는 21일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오보 논란으로 물러난 그레그 다이크 전 사장의 후임으로 BBC에 공채로 입사해 23년간 근무하면서 텔레비전 본부장에 오른 뒤 2001년 영국 최대 민영방송인 채널4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톰슨을임명했다고 발표했다. BBC는 이라크전 개전의 명분이 된 WMD 관련 정보가 조작된 것이라는 보도가 오보라는 허튼 위원회의 보고가 나온 지난 2월 개빈 데이비스 이사장과 다이크 사장이동반 사임하는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었다. 영국 문화부는 지난 4월 마이클 그레이드를 신임 이사장으로 임명했으며 이번에그레이드 이사장이 주도하는 이사회가 톰슨을 BBC를 위기에서 구출한 구원투수로 임명했다. BBC는 이에 따라 이사장과 사장이 모두 민영방송 채널4 사장 출신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낳았다. 톰슨 사장 내정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979년 입사했을 때 누군가가 25년 뒤사장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면 (가당치도 않은 말이라며) 곧바로 크게 웃었을 것"이라며 "BBC 사장으로 임명된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BBC를 볼 때마다 거대한 규모와 힘 그리고 높은 언론윤리를 떠 올린다"며"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 특별한 보석과도 같은 존재인 BBC로 다시 돌아오게 돼 한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허튼 보고서로 초래된 위기로 땅에 떨어진 BBC 임직원들의 사기를 어떻게 되살릴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톰슨 사장 내정자는 "23년간 BBC에 몸 담으면서 숱한 위기와 변화를 경험했다"며 "BBC는 최근 수개월 사이에 교훈을 얻었으며 최고의 규범과최고의 기자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레이드 이사장은 BBC 이사회를 대표해 발표한 성명에서 "톰슨 사장이 제시한BBC의 당면 위기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그의 과거 경력에 이사회는 깊은 인상을받았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성명은 또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톰슨을 BBC 사장으로 임명했으며 그가 2006년으로 다가온 허가장 갱신을 앞두고 BBC를 지혜롭게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테사 조웰 문화장관은 "마크 톰슨 사장 지명자는 영국에서 가장 뛰어난 방송인가운데 한 사람"이라면서 "최상의 사장을 갖게된 BBC에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1927년 허가장인 왕실 칙령(로열 차터)에 의해 설립된 BBC는 8개 TV 채널과 10개 전국 라디오 방송국, 50개 지방 TV 방송국, 43개 언어로 방송하는 위성방송 `월드 서비스'와 세계 최고의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30개 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이밖에 6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소유한 BBC는 TV 수상기 보유 가구에 대해연간 116파운드(약 24만원)의 전파수신료를 받고 있으며 연간 예산은 6조2천억원에달한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