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긴축 정책으로 위기설이 대두된 중국 경제가 적어도 2010년까지는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산하 중국연구소(가칭.준비위원장 김광억)가 '중국의 변화와 한국'을 주제로 18일 서울대 박물관 강당에서 개최한 연구소 설립 기념 토론회에서 이근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부정부패, 높은 실업률, 지역간 불균등 발전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있는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존재한다"며 "그러나 중국경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박람회까지 현재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높은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높다는 문제에 봉착했다"며 "이는 성장도에 비해 일자리 창출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신경제 전반에 걸친 문제인 만큼 장기적 대책 마련이 어렵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이 교수는 중국 경제의 특징을 "일반적 상품 생산의 역(逆) 단계를 밟아 단순조립->단순부품생산->핵심부품생산->디자인모방->신제품생산의 단계를 거쳤던 한국 경제의 특성과 지식산업화를 통한 통상적 상품 생산 단계가 공존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 투자비율이 높고 노동시장이 유연한데다 정부주도 산업화가어렵다"는 점을 들어 "중국은 한국이나 일본과 달리 영미 경제 모델로 곧바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국 경제가 한국 경제에 미칠 위협적인 영향으로 한국 산업의 공동화 가능성을 꼽았다. 상대적인 산업 공동화는 선진국에도 일반적으로 나타나지만 산업 전반이 중국에 빨려들어가는 절대적 공동화가 진행될 수 있으므로 한국은 중국과공존할 수 있는 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정재호 서울대 교수(외교학)는 중국 사회의 정치.외교적 현안을 분석했다. 정 교수는 정치 노선에 있어 "후진타오와 장쩌민 사이의 갈등만을 부각시키는것은 적절치 않다"며 "장쩌민이 중산층을 배려한다면 후진타오는 소외계층을 옹호하는 등 중국의 정치 발전을 위해 양자 사이에는 분업관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경기 과열 우려에 대해서는 호주 출신 중국학자 존 피츠제럴드를 인용, "청조 말기 이래 현재까지 중국의 붕괴를 예고한 저서는 수도 없다"며 "중국의학습능력과 적응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해결해야 할 가장 주요한 과제는 내부 통제의 문제"라며 "전통적으로 모든 왕조의 붕괴를 가져왔던 농촌.농민 사회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현재로는 횡적 연대를 통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수준의 내부 반란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소규모.단절적 규모의 반란은 공안이 효과적으로 통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중국문제연구소는 개별 학자 차원을 넘어 중국 문제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서울대 소장파 교수들의 주장에 따라 설립됐으며, 올해 상반기 안에 정식 창설될 예정이다. 라운드 테이블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는 정종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중국의 사회 문제 전반에 대해 발표했으며, 문흥호 한양대 교수, 박정동 인천대교수, 박상미 한국외대 교수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