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산 두바이유가 배럴당 31달러선에 재진입하는 등 국제유가가 사흘째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라크의 정정불안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미국의 휘발유 재고 감소로 수급상황이악화된게 원인이다. 문제는 이같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경제에 다시금 먹구름이 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유가 또다시 급등 = 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8일 현지에서 거래된 중동산두바이유는 전날보다 무려 1.41달러나 급등한 31.38달러를 기록, 지난달 24일 31.91달러이후 최고가를 나타냈다. 미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1.08달러 상승하며 37.21달러까지 치솟았고 북해산브렌트유도 33.38달러로 0.67달러 뛰었다. 10일 이동평균치는 두바이유 30.23달러, 브렌트유 31.99달러, WTI 35.44달러로높아졌다. 작년 평균가 대비 가격차도 두바이유 4.59달러, 브렌트유 4.68달러, WTI 6.10달러로 더욱 벌어졌다. 선물시장의 유가 강세도 이어져 뉴욕상품시장(NYMEX)의 WTI 5월물 선물가격과런던소재 국제석유거래소(IPE)의 브렌트유 가격은 0.99달러, 0.89달러 각각 상승한배럴당 37.14달러, 33.34달러에 거래됐다. ◆유가 상승 배경 =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이행 결정이후 내림세를 탄지 일주일도 채 못돼 국제유가 상승이 재분출되고 있다. 이라크내 외국인 억류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수니파 및 시아파 과격 시위자들과 미군의 충돌이 잦아지면서 중동 지역의 정세가 급격히 악화, 자칫 이라크의 원유수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8일 미 에너지 정보청(EIA)의 주간 원유재고 조사결과 예상과 달리 원유는 210만배럴, 휘발유 및 중간유분 제품 재고는 80만배럴과 450만배럴 감소하자 휘발유수급불안을 우려한 트레이더들이 매수포지션으로 돌아선 것도 유가상승을 부추겼다.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발생한 정제공장 화재소식도 이에 일조했다. ◆전망 = OPEC 총회 직후 유가 하락을 점쳤던 석유공사는 최근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공사 해외조사팀 정을래 대리는 "예상밖의 변수가 작용하면서 국제유가가 OPEC총회 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면서 "추이를 지켜봐야 겠지만 현재 상승분위기가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 같다"고 염려했다. 2분기부터 국제유가가 26-28달러에서 안정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에따라 수출호조를 바탕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여가던 국내경제는 다시 고유가로 인한 비용부담 증가, 물가상승 등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