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가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패배시 현대 경영권을 일체 포기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이에 따라 수개월간 혼전양상을 거듭해온 현대 경영권 분쟁은 오는 30일 엘리베이터 주총을 마지막으로 종지부를 찍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KCC는 일단 `조건부 포기' 선언을 배수진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 `올인'하겠다는 전략이어서 현재로서는 어느 쪽이 최종 승자가 될 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KCC 고위관계자는 24일 "오는 30일 엘리베이터 주총까지 최선을 다하되 주총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현대그룹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KCC는 이날 오후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진 회장 주재로 긴급회의를소집, 몇 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으며 정명예회장은 해외 출장중으로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으나 이번 `결심'에는 정명예회장의 의중도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고위 관계자는 "처음부터 KCC는 현대그룹의 주력 기업인 현대상선을 건실한기업으로 만든 뒤 이를 바탕으로 현대그룹을 다시 일으켜보자는 취지였다"며 "이번에 현대 상선 분식회계 의혹 제기가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상선이 클린컴퍼니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은 구축됐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더 이상 이런저런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며 "상선 주총에서 그랬듯이 엘리베이터 주총에서도 지면 결과에 깨끗이 승복, 더이상 현대그룹경영권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KCC는 공개매수는 예정대로 실시하되 이번 주총에서 패배할 경우 현재 보유중인 지분 16.11%(처분명령 이후)와 공개매수로 사들인 지분 8% 등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전량을 매도할 방침이다. 다만 현대상선 지분(6.93%) 처분 여부에 대해서는 이날 회의에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고위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주총에서 KCC가 이기면 안정적인 지분 추가 확보를 통해 엘리베이터를 비롯한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외국기업에 M&A가 되는일이 없도록 현대그룹의 재도약을 위해 힘쓸 예정"이라고 강조, 현대엘리베이터 주총 승리에 일단 전력을 다할 것임을 내비쳤다. 한편 이에 대해 현대그룹측은 일단 환영을 표하면서도 갑작스러운 KCC의 입장발표에 다소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KCC가 약속대로 경영권 장악 시도를 포기,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지분경쟁이 중단된다면 상당히 바람직한 일"이라며 "어찌됐든 이번 주총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며 KCC가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