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경제 전망이 오락가락해 시장참가자들은 물론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클럽에 열린 서울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 전망에 대해 "설비투자가 저금리 기조와 기업심리 호전 등에 힘입어 상반기에 차츰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하고 "현 정책대로 간다면 성장률이 6%까지 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언급은 지난달 18일 취임 후 첫 국회 대정부 질의답변에서 "지금 상황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5%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며 기업가 정신을 끌어주고 일자리를 늘리면 5%를 조금 넘을 수 있을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던 것에 비해 '경제 인식'이 크게 달라졌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아울러 부총리 취임 전인 지난 1월9일 한 은행 강연회에서 "올해 성장률은 6%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지난해 성장이 저조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까지 감안하면 6% 이상 돼야 정상 수준의 회복이 가능하다"며 긍정적 시나리오를 제시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불과 두 달 사이에 낙관론-비관론-낙관론으로 오락가락한 셈이다. 이런저런 부대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이 부총리가 수시로 전망을 바꾸는 배경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금융.기업인(1월9일 은행 강연회), 외국 언론인(외신기자 간담회) 등 긍정적 시각을 강조해야 할 자리에서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지만 민생법안은 외면한 채 총선과정쟁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정치인(2월18일 국회)들 앞에서는 맹성을 촉구하는 경고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거시정책보다는 금융 분야에서 현안에 대한 해결사로 명성을 떨친 그의 스타일과 신용불량자나 가계 부채 등의 현안이 산적한 그의 입장을 함께 고려할 때 성장률 1% 안팎은 크게 괘념할 상황이 못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 부총리가 말을 바꾸는 것과 무관하게 올해 성장률은 물가 압력만 해소할 수 있다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5%대 초반을 다소 웃돌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어서 자리마다 전망이 달라지는 이 부총리가 스스로 발언의 무게를 떨어뜨리고 있는 셈이다. 이 부총리는 이미 지난달 20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올해 소비가 4%정도 늘 것으로 예상돼 서비스 부문이 살아준다면 지난해 저성장에 따른 기술적 반등도 있어 정상 궤도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김중수 원장은 지난달 28일 "대외 여건이 너무 좋아지고 있어 5% 성장이 안된다면 오히려 이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4월 성장 전망 수정시 다른 여건이 변하지 않는다면 5.3%인 KDI의 성장 전망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