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가'가 이병규 전 현대백화점 사장 등 3명을 현대엘리베이터의 신임이사로 추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마련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범현대가는 `현대'출신인 이 전사장을 핵심중재역으로 지명, 현대-KCC 갈등을 조율토록 한다는 방침이어서 경영권 다툼의 극적 해결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10일 현대가에 따르면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매제인 김영주 한국프랜지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윤수 한국프랜지 회장 등 범현대가 일원은 이날 서울 강남 모처에서긴급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이날 모임에서 이병규(51) 전 현대백화점 사장, 황병기(55) 전 감사원사무총장, 박용상(60) 전 헌법재판소 사무차장 겸 현 국회공직자 윤리위원장 등 3명을 현대엘리베이터의 신임이사로 추천하는 방안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날 회동에는 엘리베이터 지분을 갖고 있는 범현대가(한국프랜지, 현대백화점,현대중공업, 현대종합금속) 일원 대부분이 참석했으며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범현대가 전체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가 관계자는 "이들의 본격적인 활동은 3월 주총시 이사 선임후 이뤄지겠지만 그 이전이라도 KCC와 현대만 동의한다면 양측의 중재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전했다. 범현대가는 KCC측이 최근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장남 정몽진 KCC 회장을 포함,3명을 신임이사로 추천한 것에 대해 "한쪽에 치우친 인사를 이사로 기용하는 것은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범현대가는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현대엘리베이터 사내외 이사 2자리와 지난해 강명구 전 회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1자리 등 모두 3자리에 자신들이추천한 이사들을 포진시킨다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대측의 현 이사진도 일부 인정하기 힘들다는 포석을 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양비론적인 중립인사 기용을 통해 상황을 풀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추천된 인사중 이병규 전 사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비서출신으로 현대건설과 서울중앙병원을 거쳐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사장을 지냈으며 이번 분쟁과정에서 KCC와 현대 양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왔다는 후문이다. 범현대가는 조만간 이같은 합의내용을 주주제안 형식으로 현대엘리베이터측에제출하는 한편 KCC와 현대그룹에도 전달키로 했다. 이와 관련, 범현대가는 `주주제안'을 위한 선행절차인 `실질주주증명서'를 증권예탁원으로부터 최근 발급받아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KCC 관계자는 "아직 문서로 공식 통보는 받지못했으나 객관적으로 납득할 만한 인사들이라면 기존에 낸 주주제안서를 철회할 용의가 있다"고 긍정적인반응을 보였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공정한 중립적 인사가 중재에 나선다는 것 자체에 반대할이유는 없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받은 바 없어 현재로서는 뭐라 말하기 이르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현재 범현대가의 엘리베이터 지분 보유율은 정순영 회장의 성우그룹 계열인 현대종합금속 5.02%, 김영주 명예회장의 한국프랜지 계열 5.28%, 정몽근 회장의 현대백화점 계열 2.95%, 정몽준 전 고문의 현대중공업 2.14% 등 총 15.4%이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