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을 향한 워밍업'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8일 '상당 기간(for considerable period)'이라는 표현을 전격 삭제한 것에 대한 월가의 반응이다. FRB가 단시일내 금리를 올리지는 않겠지만,중장기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기 위한 준비작업이라는 게 월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의 영향으로 미국등 세계금융시장은 주가급락및 달러가치상승의 충격에 휩싸였다. 시장관계자들은 그러나 FRB의 '상당기간' 삭제 충격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르면 6월께 금리인상될 듯=FRB가 현행 금리(1%)를 동결했음에도 불구,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상당 기간'이란 문구의 삭제를 FRB의 저금리정책 조기 종결 방침으로 해석했다. 바클레이즈은행의 수석이코노미스트 헨리 윌모어는 "그동안 시장에서는 2분기 중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해 왔으나 FRB의 이번 조치로 올 하반기 전에라도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 FRB의 금리정책회의가 끝난 후 로이터통신이 23명의 월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절반이 넘는 13명이 연내 인상을 점치며 오는 6월 인상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FRB가 오는 3월16일 또는 5월4일 회의에서 '금리인상까지는 인내가 필요하다(can be patient)'는 새 문구도 없앤 뒤 6월29~30일 회의에서 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금년내 FRB의 저금리정책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비록 '상당기간'이라는 용어는 사라졌지만 금리인상까지는 '인내(patience)'가 필요하다는 표현은 저금리 상태가 올 연말까지 지속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반박한다. 더욱이 FRB가 현 경제상태를 '신규고용이 부진하고 물가는 안정돼 있다'고 평가함으로써 조기 금리인상 필요성을 배제했다는 것이다. ◆세계증시 급락,달러값은 상승=미국 등 세계금융시장은 FRB의 발표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FRB회의 결과가 나오기 전 오름세를 타던 미 주가와 국채값은 급락세로 돌변했고,이 영향으로 다음날 열린 일본 한국 홍콩 등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이날 올 들어 하루 낙폭으로 최대인 1백41.55포인트(1.33%) 떨어졌고,나스닥지수도 1.83% 급락했다. 이어 29일 아시아증시에서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홍콩 항셍지수가 각각 1% 이상 떨어졌다. 미국채 수익률은 급등(채권가격은 급락),10년만기 국채의 경우 전날보다 0.11%포인트 오른 4.16%를 기록했다. 달러가치는 금리인상 가능성에 자극받아 달러당 1백5엔선에서 1백6엔선으로 회복됐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유로당 1.2633달러에서 1.2481달러로 상승,하락 하루만에 다시 오름세로 반전됐다. 뉴욕=고광철 특파원·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